▶ 500건 소송 제기 영향…앞서 오클랜드·샌타바버라 교구도 신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로마 가톨릭교회가 '아동 성 학대' 소송으로 파산을 신청했다.
로마 가톨릭 샌프란시스코 대교구는 21일 "아동 성 학대 관련 소송 해결을 위해 파산법 11조(챕터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며 "이를 통해 소송이 보류되고 화해를 위한 협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챕터11는 우리나라 과거 법정관리와 비슷한 절차로, 법원이 기업 정상화가 청산보다 더 이익이 있다고 판단하면 정부 관리하에 기업회생을 할 수 있다.
살바토레 코딜레오네 대주교는 성명을 통해 "파산보호 신청 절차가 학대받은 이들에게 자비롭고 공평한 해결책을 제공하고, 동시에 신자들과 지역사회에 우리가 계속해서 봉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로마 가톨릭 샌프란시스코 대교구의 파산은 수년 전 전 세계 곳곳에서 사제들에 의한 아동 성 학대 사건과 은폐 의혹이 속속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캘리포니아주는 2019년 공소시효로 인해 소송을 제기할 수 없는 피해자들도 아동 성 학대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샌프란시스코 대교구에는 500건의 관련 소송이 제기됐다.
코딜레오네 대주교는 "아동 학대 혐의 관련 대부분은 1960,70년대에 발생했고, 이미 사망했거나 더 이상 성직에 있지 않은 사제들이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대교구는 파산 신청서에서 1억 달러(1천341억원)에서 5억 달러(6천705억원) 사이의 자산과 비슷한 규모의 부채를 갖고 있다고 적었다.
앞서 오클랜드와 샌타바버라 교구도 올해 각각 수백 건의 성 학대 소송의 영향을 이유로 파산 신청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