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이 뇌전증 환자 행세를 하다 병역 비리로 적발된 그룹 빅스 출신 라비(30·김원식)에 대한 병역 의무를 재부과한다. 정신질환이 있는 것처럼 속여 병역 면탈을 시도하다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래퍼 나플라(31·최석배)는 출소 이후 허위 근무한 기간 만큼 연장 복무를 할 전망이다.

11일(이하 한국시간) 스타뉴스 취재 결과, 병역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라비는 형이 확정되는 대로 병역 판정 신체검사를 다시 받을 예정이다. 병무청 부대변인은 이날 향후 라비의 병역 의무 이행 절차를 묻는 스타뉴스에 "병역법 위반 사항은 병역 판정 검사부터 다시 진행해 병역 의무를 재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병역법 86조에 따르면 병역 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도망하거나 행방을 감춘 경우 또는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쓴 사람은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병역법을 위반했다고 밝혀지면 병역 판정 검사를 다시 받고 등급에 따라 재복무해야 한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7단독(김정기 판사)은 지난 10일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라비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 것. 라비도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의 태도를 취했다. 이에 1심 판결을 받아들이고 항소하지 않을 계획이다. 또한 검찰이 항소하더라도 양형에 대해 다툴 것이기에 무죄로 뒤집힐 가능성은 작다.

다만, 라비의 현역 입대 여부는 미지수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라비는 지난 2012년 첫 병역 신체검사에서 기관지 천식으로 3급 현역 판정을 받은 뒤 지속해서 병역을 연기하다 2019년 재검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이미 4급 판정을 받은 셈이다.

병역 브로커 구모씨와 공모해 병역 면탈을 시도한 것은 2021년 2월께다. 라비는 당시 마지막으로 병역 이행을 연기하겠다며 '향후 입영 일자가 통보될 경우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병무청에 제출했다. 하지만 구씨와 접촉해 허위 뇌전증 증상을 이용한 병역 면탈을 시도했다. 라비는 구씨의 제안에 따라 뇌전증이 의심된다는 병무용 진단서를 받아 같은해 6월 병무청에 병역처분변경원을 제출했고, 구씨는 이 사실을 전달받고 "굿, 군대 면제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라비는 지난해 5월 병무청에서 5급 군 면제 처분을 받았다가 두 달 뒤 약물 처방 기간 산출에 오류가 있었다는 병무청 판단에 따라 그해 9월 4급으로 재판정됐다. 라비는 한 달 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대체 복무를 이행해왔다. '라비에게 병역 의무가 재부과되면 기존에 복무한 기간은 유효한가'라는 물음에 병무청 부대변인은 "그 부분은 검토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나플라는 출소 이후 남은 복무 기간을 채울 전망이다. 나플라는 2016년 첫 신체검사에서 2급을 받은 뒤 여러 차례 병역을 연기하다 2020년 10월 재검에서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4급 판정을 받았다.

그는 이듬해 2월부터 서울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구씨 시나리오에 따라 우울증 등을 호소하며 병역 면탈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울증이 악화된 것처럼 가장해 조기 소집해제를 시도하고 출근 기록을 조작해 구속 기소됐다.

구씨는 나플라에게 "극단 선택 충동을 느끼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거짓 행세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플라는 정신질환을 이유로 복무중단 신청을 반복했으며, 141일간 출근한 것처럼 허위로 기록을 꾸미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병무청 부대변인은 "허위로 근무해서 조정한 부분은 그 일수만큼 복무 연장될 것"이라고 전했다.

나플라는 2019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 유예 처분을, 2020년 또다시 대마초 흡연 혐의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다.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