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 19일 로테르담 필하모닉 협연
“봄의 소리는 가장 고통스러운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피어나는 희망에 가득 찬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추구하는 음악의 소리를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지만, 봄의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낼 수 있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봄의 소리’라는 이름처럼 온기가 담긴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의 무대가 오는 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네덜란드 오케스트라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라바흐 샤니와의 협연이다.
김봄소리는 2021년 도이치 그라모폰과 한국 여성 연주자 중 처음으로 전속계약을 맺어 독보적인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얍 판 츠베 덴이 지휘하는 뉴욕 필하모닉과, 지난 4월에는 BBC 웨일즈 내셔널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등 세계적으로 폭넓은 활동을 보이고 있다. 그는 2010년 센다이 콩쿠르를 시작으로 다수의 해외 콩쿠르에서 입상을 거두며 ‘콩쿠르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번 무대에서 김봄소리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김봄소리는 2013년 독일 ARD 콩쿠르 결선에서 처음으로 이 곡을 연주한 뒤 다양한 무대에서 곡을 선보여 왔다.
2일 서면 인터뷰에서 김봄소리는 이 곡을 다시 연주하는 데 대해 “ARD 콩쿠르 결선 때부터 브람스의 음악에 더 빠지게 됐다. 특히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이 가진 교향곡적인 면이 그의 음악세계를 이해하고 음악을 풀어내는 데 중요한 열쇠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10년 전의 연주와 지금의 연주가 달라졌다면 브람스와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들이 현대에서 가지는 의미를 제 나름의 방식으로 정립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출신의 지휘자 라하브 샤니와 그가 이끄는 로테르담 필하모닉과 호흡을 맞추는 일도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라하브 샤니는 음악에 대한 구조적인 이해가 아주 깊은, 진중하고 무게감이 있는 연주를 하는 지휘자”라면서 “샤니와 함께 브람스 협주곡을 연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가져와 이 곡을 이번 투어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바이올린은 김봄소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그는 5살 때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공연에 간 이후로 바이올린에 매료된 경험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선물받은 바이올린이 처음 소리를 내던 순간 내가 원하는 소리가 아닌 기괴한 소리가 줬던 충격이 아직도 기억난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바이올린은 내 자신도 모르는 나의 내면과 상상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해 준 존재”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연주를 본 관객들이 “연주의 단 한 순간만이라도 다시 떠올리면서 가슴 벅찬 기분을 느끼고 그들의 인생에 기억할 만한 순간으로 남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고도 전했다.
김봄소리는 다음달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축제인 BBC 프롬스 데뷔를 앞두고 있다. 그는 “런던 오케스트라 데뷔이고 절친한 친구인 지휘자 안야 빌마이어와 연주하게 돼 기대가 많이 된다”면서 “런던 최대의 음악 축제인 만큼 다양하고 많은 청중들을 만나고 호흡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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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