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벼랑 끝’ 한국영화, 마동석·류승완이 한 번 더 구할까

2023-04-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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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만영화 ‘범죄도시2’ 이상용 감독과 의기투합…호화캐스팅 ‘밀수’도 주목

▶ 1분기 韓영화 매출 코로나 확산 전 ¼ 수준… “텐트폴 작품 절실”

‘벼랑 끝’ 한국영화, 마동석·류승완이 한 번 더 구할까

영화 ‘범죄도시 3’ 포스터 [플러스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 영화가 코로나19 확산기에 이어 최근 다시 극심한 침체에 빠지면서 영화계가 '텐트폴' 작품 개봉에 기대를 걸고 있다.

팬데믹의 충격 속에 극장가를 떠받쳤던 배우와 감독이 다시 한번 한국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이하 한국시간)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개봉한 한국 영화 가운데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작품은 '교섭'(172만여 명) 한 편뿐이다.


'유령'(66만여 명), '대외비'(75만여 명) 등 기대작은 물론이고 '스위치'·'카운트'(각각 39만여 명), '웅남이'(31만여 명), '소울메이트'(23만여 명), '멍뭉이'(19만여 명) 등 중소 규모 작품 역시 100만 명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반면 외국 영화 가운데 관객 수 100만 명 이상을 기록한 작품은 총 4편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이 일본 영화로는 최초로 관객 500만 명을 넘겼고,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455만여 명을 동원했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155만여 명), '존 윅 4'(137만여 명)의 성적도 좋았다.

1분기 외국 영화 전체 매출액은 1억4천415만달러(1천933억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1분기 매출 1억2천550만달러(1천683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한국 영화 매출액은 5천950만달러(798억원으로) 2019년 1분기 실적2억2천327만달러(2천994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 3',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등 할리우드 대작이 곧 개봉 예정인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다음 달 말까지는 외화가 계속해서 극장가를 점령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영화 중에선 이병헌 감독의 신작 '드림'이 고군분투 중이지만 28일 오후 기준 예매율은 17.7%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40.6%)에 한참 뒤지는 상황이다.


영화계에서는 흥행이 확실한 상업 영화인 텐트폴 작품 개봉만이 이 같은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본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지난 석 달간 개봉한 영화들은 대작들이 몸을 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작품들로, 흥행할 확률이 높았던 영화들은 아니었다"며 "5월부터 (한국 영화) 주요 대작이 쭉 개봉하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영화의 구원 투수로 가장 먼저 꼽히는 작품은 다음 달 31일 개봉하는 '범죄도시 3'다.

'범죄도시 2'가 팬데믹 기간 관객 1천만명을 넘긴 유일한 한국 영화인 만큼 업계에서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이끌어온 마동석과 전편을 연출한 이상용 감독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점도 흥행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

'범죄도시 3'는 서울 광역범죄수사대로 간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과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를 소탕하는 작전을 그린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때 극장가에 단비를 뿌렸던 류승완 감독도 차기작 '밀수'를 들고 찾아온다.

류 감독은 2021년 7월 '모가디슈'를 개봉해 361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그해 한국 영화 최다 흥행 기록을 썼다.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관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뚝 끊겼던 상황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7월 26일 개봉하는 '밀수'는 김혜수·조인성·염정아·박정민 등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1970년대 바다에 던져진 밀수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이 일생일대의 사건을 맞닥뜨리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활극이다.

업계에서는 주목받는 영화들이 릴레이로 개봉해 흥행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범죄도시 3'가 한국 영화를 침체에서 벗어나게 하더라도, 이를 이어받을 다른 작품이 없다면 다시 외국 영화에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범죄도시 2'가 관객 1천200만여 명을 동원하며 첫 테이프를 끊자 이어 나온 '마녀 2'(280만여 명), '한산: 용의 출현'(726만여 명), '헌트'(435만여 명), '공조 2: 인터내셔날'(698만여 명), '올빼미'(322만여 명), '영웅'(326만여 명) 등 한국 영화가 줄줄이 흥행에 성공했다.

개봉 시점을 기준으로 '범죄도시 3'와 '밀수' 사이에는 약 2개월의 간극이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는 흐름을 타는 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범죄도시 3'와 '밀수' 사이에 최소 중형급 이상의 한국 영화를 개봉할 필요가 있다"며 "'밀수'를 이어받아 '콘크리트 유토피아'나 '거미집', '화란' 등이 나온다면 하반기 전망은 밝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거미집', '화란'의 개봉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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