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새 영화 ‘마피아 맘마’(Mafia Mamma) ★★★½ (5개 만점)
▶ 잘 영글지 못한 간단한 내용과 주인공의 결점이 더러 있지만 ‘천방지축’ 에너지와 흥이 넘쳐
평범한 가정 주부 크리스틴은 소심한 여자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마피아 두목이 된다.
연기와 내용과 피가 튀는 살육을 동반한 액션 등이 모두 지극히 과장된 어리석고 가벼운 영화이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영화의 쾌속 진행에 같이 참가해 웃고 즐기면 될 마피아 액션 코미디다. 잔인하고 유혈이 난무하는 액션 장면이 여럿 있지만 그 것이 너무나 터무니없이 과장돼 끔찍하게 느껴진다기보다 오히려 폭소가 터져 나온다.
잘 영글지 못한 플롯으로 구성된 간단한 내용과 주인공의 미흡한 성격 및 인물 개발을 비롯해 결점이 더러 있긴 하지만 철없는 아이가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듯이 에너지와 흥이 넘치는 영화다. ‘물 떠난 물고기’의 유혈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로 감독(캐서린 하드윅)을 비롯해 주연(토니 콜렛)과 중요한 조연(모니카 벨루치) 그리고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내용도 여성의 파워를 과시한 여성 만세라고 해야 좋을 영화다.
불면 날아갈 듯이 가벼운 영화이지만 보기 좋은 것은 배우들의 과장됐으나 보기 좋은 연기다. 그리고 재치 있는 대사도 좋다. 이 영화는 마피아 영화의 금자탑이라고 할 수 있는 ‘대부’에게 바치는 헌사와도 같은 것이기도 하다.
중년의 직장 여성 크리스틴(콜렛)은 요즘 세상 살 맛이 안 난다. 외아들은 막 대학에 들어가 집을 떠났고 직장 상사는 여자 알기를 우습게 아는 자요 날건달이나 다름없는 남편 폴(팀 데이쉬)은 바람을 피운다. 이런 크리스틴에게 이탈리아에서 비안카(벨루치)라는 여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크리스틴의 조부 주세페 발바노(알레산드로 브레사넬로)가 사망했으니 장례식에 참석하라는 것이다.
크리스틴은 아기 때 이탈리아의 고향을 떠났기 때문에 그 후로는 조부와는 만난 적도 대화를 나눈 적도 없지만 포도원을 경영하던 조부의 장례식 참석을 휴가로 생각하고 비행기를 탄다. 따분한 가정생활을 떠나 모처럼 자유와 포도주를 만끽하겠다면서. 이탈리아 공항에 내리자마자 크리스틴은 택시 대기 장소에서 연하의 신체건강하고 잘 생긴 로렌조(줄리오 코르소)와 인연을 맺게 된다. 이 로렌조의 정체는 후에 알게 되지만 크리스틴과 로렌조의 관계 묘사는 어설프다.
비안카는 발바노의 오른팔로 크리스틴을 친절히 대접하면서 둘의 관계가 서서히 깊어지는데 비안카는 크리스틴의 사부 노릇을 하게 된다. 발바노의 장례식에 참석한 크리스틴은 갑자기 쏟아지는 총격에 겁에 질리면서 혼란에 빠진다. 비안카는 그런 크리스틴에게 발바노는 겉으로는 포도원 주인이지만 실은 막강한 마피아 두목으로 총격을 가한 것은 발바노 파의 라이벌 로마노 파의 짓이라고 알려준다. 이와 함께 발바노는 유언으로 자신의 유일한 핏줄인 크리스틴을 발바노 파의 두목으로 지명했다고 설명한다.
소심하고 불안정한 중년 여인이 자기 내면에 잠재해 있는 여성 파워와 분노의 감정과 폭력성을 노출해 어떻게 마피아 두목이 되는가하는 것이 나머지 얘기다. 볼만한 것이 콜렛의 연기다. 큰 눈과 입을 비롯해 얼굴 표정과 온 몸을 구사해 가면서 신이 나서 연기를 하는데 가관이다. 콜렛의 연기와 대조되게 근엄한 연기를 하는 벨루치와 콜렛의 콤비가 좋다. 재미있는 것은 크리스틴의 두 바디 가드 알도(프란체스코 마스트로이안니)와 단테(알폰소 페루지니)의 콤비. 둘이 재치 넘치는 입씨름을 벌이는 모습이 영화에 조미료 노릇을 한다. 영화의 클라이맥스 중의 하나인 크리스틴과 로마노 파에서 보낸 킬러간의 격투. 하이힐의 굽이 동원된 격투로 잔인하고 끔찍한데도 깔깔대고 웃게 된다. 관람등급 R(17세 미만 부모나 성인 동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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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