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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고뇌 `속박 수하물’ 연작으로 승화

2023-04-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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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아 루스 이 개인전 6일부터 티나 김 갤러리

이주노동자 고뇌 `속박 수하물’ 연작으로 승화

마리아 루스 이의 수하물 설치조각. 마리아 루스 이 작가 [사진=Dario Catellan]

맨하탄 첼시에 있는 티나 김 갤러리는 6일부터 내달 6일까지 콜로라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인 작가 마리아 루스 이(Maia Ruth Lee) 개인전을 연다.

이 작가는 ‘매끄러운 지구의 피부’(The skin of the earth is seamless)를 주제로 하며 갤러리에서 열리는 첫 전시인 이번 개인전에서 지난 1년 동안 작업한 일련의 회화, 설치조각 및 비디오작품을 선보인다.

이 작품들은 이주노동자의 육체적, 심리적, 감정적 경험을 둘러싼 작가의 오랜 고민에서 탄생한 이씨의 속박 수하물(Bondage Baggage) 연작을 확장한 것으로 이동성과 뿌리는 없으나 오히려 이를 통해 일어날 수 있는 치유와 변화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의 수하물 작품은 카트만두 국제공항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볼 수 있는 수하물에서 착안됐다.


리넨, 의류 및 사용된 재료를 함께 묶고 플라스틱, 방수포, 삼베 또는 캔버스로 덮은 다음 조각품을 만들기 위해 밧줄 모양의 코드로 세심하게 고정한다. 이러한 다발의 부드러운 표면은 종종 부풀어 오르고 변형되어 봉쇄와 구속의 의미 뿐 아니라 강인함과 회복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일부 ‘Bondage Baggage’ 조각품은 캔버스 층을 잉크로 칠해, 밧줄 주위와 밧줄 사이로 스며들도록 남겨둔 뒤 이 밧줄을 잘라 조각품의 ‘껍질’을 펼치면 가죽이나 노화된 피부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그림이 드러난다.

작가는 부산에서 태어나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네팔의 카트만두에서 성장, 홍익대에서 미술을 전공후 캐나다 밴쿠버의 ‘에밀리 카 인스티튜트(Emily Carr Institute of Art and Design)에서 공부했다. 이후 2017년 리마 호트만 그랜트와 2021년 골드 아트상 수상작가이자 2019년 위트니 비엔날레 초청 작가이기도 하다.

▲전시 오프닝 리셉션은 6일 오후 6~8시.

▲장소 Tina Kim Gallery, 525 West 21st Street, New York
▲문의 212-716-1100, info@tina kim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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