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지 50일 만에 첫 경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27일(한국시간) 오전 9시 20분부터 유아인을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시작했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취재진 앞에 나타난 유아인은 다소 수척해진 얼굴과 어두운 표정으로 법률대리인과 함께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후 유아인은 약 12시간이 흐른 오후 9시 20분, 경찰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유아인은 "불미스러운 일로 이런 자리에 서서 그동안 저를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큰 실망을 드리게 된 점 깊이 반성합니다"라며 처음으로 자신의 마약류 투약 혐의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어 유아인은 네 종류의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냐는 물음에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건의 경위와 관련된 질문들을 받았다. 내가 밝힐 수 있는 선에서 사실대로 말씀드렸다"라고 대답했다.
유아인은 "수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내용들을 직접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으로 저의 일탈 행위들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자기 합리화 속에서 잘못된 늪에 빠져있던 것 같다. 입장 표명이 늦어진 부분에 대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또한 유아인은 "그런 저를 보시기 많이 불편하시겠지만 저는 그런 순간들을 통해 그동안 제가 살아보지 못한 더 건강한 순간들을 살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다. 실망드려 정말 죄송하다"라며 변호사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유아인의 마약류 상습 투약 의혹이 불거진 건 2월 5일. 유아인은 지인들과 미국 여행을 마친 후 4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출발해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경찰은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 피의자 신분이었던 유아인이 돌연 출국하자 해외 도피 등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었는데 유아인의 귀국 일정이 알려지자 곧바로 공항으로 출동해 유아인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또한 경찰은 유아인의 체모 등을 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물 관련 감정을 의뢰했고, 10일 유아인 마약류 정밀 감정 결과 소변에서 일반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다.
프로포폴과 대마가 끝이 아니었다. 유아인의 모발에서 프로포폴과 대마에 이어 코카인과 케타민 성분까지 검출됐다. 이에 경찰은 7일 유아인의 실거주지인 한남동 자택과 주민등록상 주소지인 이태원동 자택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13일에는 유아인 소속사 UAA 직원(매니저)과 지인이 유아인의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와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유아인은 업계 최고인 김앤장 벌률사무소 출신 변호사가 소속된 법률사무소를 선임했다. 유아인이 선임한 차상우 변호사는 2006년부터 11년간 검사로 근무한 인물로 2017년 12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합류했다. 현재는 김앤장이 아닌 법률사무소 인피니티 소속이다. 해당 법률사무소에는 28년 전 검사로 공직에 첫발을 내딛은 후 대검찰청 차장 검사, 마약과장·조직범죄과장 등을 지낸 검사장 출신 박성진 변호사도 소속돼있다.
20일에는 유아인이 24일 경찰에 출석한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경찰이 유아인을 직접 소환 조사하는 건 처음. 하지만 유아인 측은 비공개 소환 조사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이 다 공개됐다는 이유로 경찰에 출석 일정을 변경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유아인 변호인 법률사무소 인피니티는 "당시 경찰은 엄홍식 씨 소환이 비공개 소환임을 변호인에게 고지하였고, 또한 고지 여부를 떠나 '경찰수사사건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피의자 소환은 비공개로 함이 원칙"이라면서 "모든 언론에서 엄홍식 씨가 금요일에 출석한다는 사실이 기사화되었고, 그 중에는 경찰에서 엄홍식 씨의 출석 일자를 확인해주었다라는 기사도 있다. 이로 인하여 엄홍식 씨 출석은 사실상 공개 소환이 되었으며, 이는 관련 법규정에 위배됨이 명백하다. 따라서 변호인으로서는 부득이하게 경찰에 출석일자 조정을 요청드렸다"고 설명했다.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