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 황영웅 /사진=스타뉴스
'시대의 영웅'이 되고 싶었지만 추락한 바보들. 배우 유아인과 MBN '불타는 트롯맨' 오디션 참가자 황영웅의 얘기다.
유아인과 황영웅이 동시기에 사생활 논란이 대중에 들통나면서 망신살 뻗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그간 유아인은 깨어난 지식인, 황영웅은 효자 행세를 과시해왔기에 대중이 느끼는 배신감과 공분은 더 크다.
최근 유아인과 함께 작품을 촬영한 배우들이 주연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로 차기작 공개 자체가 불투명해지자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4일(이하 한국시간) 김영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를 언급하며 "뭐라 표현해야 할까. 캐스팅 소식의 반가운 전화도, 가슴 설레던 첫 촬영의 기억도 모두 물거품이 되려 한다"며 씁쓸함을 전했다.
이어 그는 "그의 잘못된 행동이 사실이라면 지탄의 대상임이 확실하다. 두둔하거나 옹호할 생각도 더군다나 없다. 당연히 대가도 있어야 한다. 그냥 못내 그렇게 수많은 사람의 수고와 희생으로 탄생을 앞두고 있었던 '종말의 바보'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까 봐 아쉬울 뿐"이라고 유아인에게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아인과 넷플릭스 영화 '승부'를 함께 촬영한 배우 현봉식 역시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영화 '승부'가 보고 싶다. 정말 보고 싶다. 이번엔 거짓이 아니다"라는 글을 적었다. 이에 문정희는 "나도"라고 댓글을 남겼고, 현봉식은 "정말 속상하다"고 답댓글을 달았다.
유아인은 지난 2021년 1월 4일부터 12월 23일까지 총 7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한 사실이 최근 식약처에 의해 밝혀졌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 결과 그는 프로포폴뿐만 아니라 대마, 코카인, 케타민 등의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유아인은 자신의 마약 투약 논란이 알려지기 전, 아주 오랫동안 SNS와 각종 공식석상에서 '의식 있는 배우' 같은 발언을 해왔다. 그는 대부분 의미를 알기 힘든 화법을 구사하기도 하고 페미니스트 등 네티즌들과 설전을 벌일 때도 많았지만, 또 다른 한편의 팬들은 사회현상을 잘 꼬집고 현학적인 표현을 썼던 그에게 '시대에 깨어있는 지식인'이라며 본새나 보이는 '인간 엄홍식'을 칭찬해왔다. 그러나 유아인과 함께 작품을 찍은 배우들이 답답함에 목소리를 낼 때까지도 유아인은 그리도 자주 하던 SNS 활동을 멈추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황영웅은 가수 임영웅과 이름이 똑같단 이유로, 어머니를 생각하는 효자 같은 모습으로 트로트 팬들에게 지지를 받았지만, 과거 학교폭력 가해, 자폐아 괴롭힘, 데이트폭력, 군대문제 등 갖가지 행실 논란이 발각돼 나락으로 떨어졌다. 황영웅의 인성 고발자도 역대급으로 줄을 잇고 등장했다. 특히 황영웅은 2016년 친구를 폭행해 검찰의 약식 기소에 의한 벌금 50만 원 처분을 받은 전과자 신분이어서 '쉴드 불가' 수준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은 황영웅을 종영 직전 회차인 결승전 1차까지 방송에 노출시켜 국민적 공분을 자아냈다.
황영웅은 오디션 프로그램 역사상 최악의 사생활 논란을 보여줬고, 우승 유력 후보자 황영웅을 버리지 못했던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은 지난 3일 "자진 하차를 결정한 경연자 황영웅의 촬영분은 오는 7일 방송되는 '불타는 트롯맨' 결승전에 방송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작진은 "'불타는 트롯맨' VOD 기존 방송분의 서비스는 그대로 송출될 예정"이라며 "일본 아베마TV 방송 역시 별도의 편집이 없는 원 형태의 방송분이 제공된다"고 했다. 또 황영웅의 '불타는 트롯맨' 전국투어 콘서트 참여 여부에 대해선 "제작사 쇼플레이의 소관"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은 표면상 '황영웅 편집'을 언급하면서도 지난 11회 방송분에 그가 출연한 장면을 그대로 남겨두고 콘서트 출연에도 가능성을 열어둬 또 한번 대중의 뒷목을 잡게 했다. 일부 남아있는 황영웅 옹호자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본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유아인, 황영웅에 대중이 호응했던 건, 이들의 모범적인 것 같은 모습에서 비롯됐을 터. 그러나 '파파괴'(파도 파도 괴담)가 된 이들은 더 이상 대중에게 보기만 해도 가증스럽고 불쾌한 '빌런'에 지나지 않는다.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