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들 눈치보기 끝” 몸집 줄이기·재택 폐지
인력난에 시달리던 미국에서 최근 지각 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경기 둔화 우려로 전 업종에서 감원 바람이 불자 기업 운영의 무게추가 근로자에서 경영진으로 도로 쏠리는 모양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각 기업 경영진이 구조조정을 기회로 삼아 운영 효율화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전날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올해 우리의 테마는 ‘효율의 해’이며 더 강하고 민첩한 조직이 되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해 11월 이뤄진 1만1,000명 규모의 사상 최대 감원에 이어 추가 감축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몸집 줄이기’를 통한 비용 절감은 올해 메타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 핵심 경영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WSJ는 “팬데믹 시기에 적극적으로 고용하지 않던 기업들조차 이 시기를 기업 우선순위 재고에 이용하고 있다”며 사업 간소화, 잉여 인력 해고, 재택근무제 폐지 등을 속속 시행해 최대 효율을 꾀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전세 역전의 기류는 빅테크 위주로 이뤄지던 구조조정 추세가 소매업·금융업·물류업·제조업 등으로 확산되며 더욱 강해졌다.
최근에는 알파벳(1만2,000명 감원)과 IBM(3,900명)은 물론 장난감 기업 해즈브로(1,000명), 화학기업 다우(2000명),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3,200명)와 모건스탠리(1,600명) 등도 줄줄이 감원 대열에 합류했다.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기업들이 발표한 감원 계획은 10만2,943명으로 전년 대비 440%나 폭등했다.
결국 해고가 늘고 노동자들이 일자리의 안정성을 우려하기 시작함에 따라 저자세였던 CEO들의 입김이 거세졌다는 것이 WSJ의 평가다.
이는 구인난이 점차 완화된 한편 침체 우려는 커진 데 따른 변화다. CG&C는 “코로나19 확산 당시 고용 광풍의 이면이 드러나고 있다”며 “기업들이 경기 둔화에 대비해 직원 수를 줄이고 채용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