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 군비 경쟁시대가 시작됐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됐으니까 11개월 째 접어들었나. 그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러온 상황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가 공개한 ‘2021년 세계 군사비 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군비 지출은 2조113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7% 는 것으로 7년 연속 증가기록을 세웠다.
계속 늘기만 하고 있는 세계의 군사비. 그 상승곡선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 전선을 맞대고 있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은 말할 것도 없다. 인도태평양지역 국가들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극적으로 달라진 안보환경에 따라 국방비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 주자는 독일과 일본이다. 전년에 비해 국방비를 100% 이상 증액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정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방산시장은 골드러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구조적 변화가 따를 것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방산 수출 국가 순위는 2017~2021년 기준 미국-러시아-프랑스-중국-독일-이탈리아-영국-한국 순이다. 점유율은 미국 39%, 러시아 19%, 프랑스 11%, 중국 4.6%, 등이다.
우크라이나전이 장기화되면서 이 시장 점유율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2위를 차지해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 여파로 자칫 세계 방산수출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커져서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하기에도 무기가 모자라 이란, 심지어 북한으로부터도 포탄 등을 지원받고 있다.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경제제재로 무기 생산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그런데다가 우크라이나 전에서 졸전을 거듭한 결과 러시아제 무기는 신용이 말이 아니게 됐다. 그래서인지 러시아의 방산수출은 2022년 들어 이미 26%나 감소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처참한 상황을 맞이할 것이란 예상이다.
세계 방산 시장에서의 러시아 퇴출. 그 최대 수혜자는 그러면 어느 나라가 될까. 중국이 주목되고 있다.
러시아의 방산수출은 주로 ‘값싼 무기’판매에 치중돼 있다. 이런 점에서 ‘첨단의 고가 무기’중심의 미국의 방산수출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 방산의 주 고객은 아프리카 등지의 저개발국가와 중동과 아시아지역의 중간소득국가들이다.
이 국가들이 러시아제 무기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할 때 어디로 눈을 돌릴까. 무기체계가 같고 가격이 저렴한 중국제 무기다.
중국이 러시아의 시장 점유율을 파고들며 방산수출 규모를 늘린다. 무엇을 의미하나. 그만큼 제 3세계에서 국제적 영향력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미-중 경쟁구도에서 워싱턴으로서는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사태다. 때문에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효과적인 대처방안은 없는 것인가. “없지 않다. 있다.” 내셔널 인터레스트지의 지적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미국이 ‘값싼 무기’생산에 열을 올릴 필요는 없다. 러시아 무기를 대체하기에 충분한 값싸고 성능이 좋은 무기를 생산하는 미국의 동맹국이나 파트너를 전략적으로 적극 지원해 러시아 시장을 파고들게 하는 거다.
이 같은 제안과 함께 내셔널 인터레스트지가 주목한 것은 K-방산이다. 한국 무기로 중국 무기를 제압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K-방산, 세계 4강 시대’- 그 날이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