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혼자 산다’ 가구 겨냥 월 1,600달러 선
▶ 공유 공간 나눠쓰는 기숙사형 개발 추세…8가·그래머시 아파트 ‘코리빙’ 개조 추진
‘나 혼자’ 사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렌트비가 급등하면서 한인타운을 비롯한 LA 주택 시장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침실과 별도의 개인 공간을 제외하고 주방, 욕실, 거실 등을 타인과 공유하는 방식의 기숙사형 공동 주거 형태인 코리빙(co-living) 주거 공간 건설에 개발업체의 관심이 커지면서 한인타운에도 본격적인 코리빙 주거 건물의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한인타운에서 코리빙 주거 건물의 개발이 현실화되면 높은 렌트비로 대변되는 LA 임대 주택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여 개발 추진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전문매체 ‘더 리얼 딜’에 따르면 LA의 본사가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숀 테플러’사는 한인타운 내 8가와 그라머시 플레이스에 위치한 대형 아파트 건물을 기숙사형 공동 주거 형태인 코리빙 아파트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건물 소유주인 부동산 투자업체 ‘션 네임’사와 매입 협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션 네임사는 3만6,000스퀘어피트 규모의 현재 아파트 건물을 지난 2019년에 190만달러에 매입했다. 숀 테플러사는 코리빙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더라도 주 개발업체로 2,900만달러의 개발비를 투자할 계획이다.
숀 테플러사의 개발 계획에 따르면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개발되는 코리빙 아파트 건물에는 모두 91개의 유닛이 들어서게 된다. 유닛당 거주 세입자는 4~5명 수준. 개인별 침실이지만 주방과 거실은 공용이다. 단순히 말해 고급스러운 기숙사라고 할 수 있다.
중간값 소득 이하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선호하는 대학 기숙사형 공동 주거 형태를 모델로 삼고 있다는 게 개발업체 측의 설명이다. 기숙사형 공동 주거형 아파트이다 보니 렌트비는 저렴해 1,600달러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첫 직장에 취업한 사회 초년생들에겐 안성맞춤의 아파트인 셈이다.
코리빙 아파트와 같은 기숙사형 공동 주거 건물 개발이 관심을 받는 데는 LA의 급등하고 있는 렌트비 때문이다.
올해 2분기 LA지역 렌트비가 두 자리수로 뛰어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 LA 카운티 내 빈 아파트의 평균 렌트비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1% 인상된 2,407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407달러의 렌트비는 LA 카운티 사상 최고치다. 1년 전에 비해 세입자의 부담은 월 300달러가 더 늘어난 셈이다.
높은 주택 가격에 주택 구매를 포기한 젊은층들이 대거 렌트 시장으로 몰린 데다 퇴거유예조치와 지원금 등 정부 지원책이 더해지면서 렌트 수요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USC 캐스든 부동산 시장 연구팀에 따르면 LA 카운티의 아파트 렌트비 상승세는 내년까지 이어져 내년 3분기 말까지 현재보다 252달러나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주거비 부담이 높아지면서 조금은 불편하지만 일정 공간을 공용하는 대신 저렴한 렌트비로 비용을 절감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대목이다.
코리빙 주거 방식이 주목을 받으면서 호텔이나 아파트 건물을 개조해 코리빙 공간으로 개발하는 투자 사례들이 부동산 개발업계에서 늘어나는 추세다.
더 리얼 딜은 제이미슨 서비스가 주도하고 있는 한인타운의 고급 아파트 건설로 인해 소형 아파트 렌트비가 2,500달러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코리빙 아파트 개발 움직임은 높은 렌트비에 대한 대안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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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