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지원 법률 칼럼 - 애완동물에게 물렸을 때

2022-10-21 (금) 08:14:48 정지원/상해사고 전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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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테네시 주에서 2명의 어린이가 핏불(pitbull) 개에게 물려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번 주에는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2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3명이 핏불로부터 공격을 받아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처럼 개를 비롯한 애완동물의 공격으로 사람이 부상을 입는 사고는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뉴욕 주에서 애완동물이 제 3자에게 신체적, 또한 물질적 피해를 가했을 때 적용되는 법적 원리는 ‘무과실 책임’(Strict Liability)이다.


무과실 책임이란 말 그대로 과실이 인정되지 않아도 책임을 져야 된다는 뜻이다. 애완동물의 주인이 아무리 조심하고 주의를 기울였다 해도, 일단 누군가가 애완동물로부터 공격을 받아 다쳤다면 그 책임은 주인에게 있다.

단, 애완동물의 주인에게 무과실 책임이 적용되려면 그 동물이 상당히 공격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거나 과거에도 누군가를 공격했다는 것을 주인이 알고 있었음을 입증해야 된다. 예를 들어보자.

A가 키우고 있는 진돗개 강아지는 외부 사람들을 보면 마구 짖어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A는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할 때 항상 끈에 묶어 잡고 다니며 주의를 기울인다. 또한 집 앞에 강아지가 있으니 조심하라는 내용의 ‘Beware of Dog’ 싸인도 붙였다. 어느 날 이 불독이 누군가를 물어 A가 소송을 당했다.

A는 법원에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주의를 기울여 강아지를 키웠으며 결코 과실을 범하지 않았다”고 호소할 수 있겠지만 피해자측이 이 진돗개 강아지의 공격적인 성향을 입증만 한다면 A의 호소는 아무런 효력이 없다.

만약 집에서 키우는 동물이 강아지나 고양이 등 일반적인 애완동물이 아니라 뱀, 도마뱀 등 야생동물이라면 사고 발생시 주인에게 주어지는 책임은 더욱 크다.

만약 내가 소유하고 있는 동물이 제 3자에게 피해를 입혔다면 치료비와 보상금은 나의 주택보험을 통해 지불할 수 있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세입자들은 세입자 보험(renters insurance)을 통해 피해 보상금을 지불할 수 있다.

세입자 애완동물로 인한 상해가 발생했을 때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것은 세입자가 살고 있는 주택이나 아파트의 소유자(랜드로드)도 덩달아 법적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랜드로드가 세입자와 렌트 계약을 맺었을 당시 ▲세입자가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동물이 공격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피해자로부터 소송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정지원/상해사고 전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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