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SM엔터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SM엔터테인먼트가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빚은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 조기 종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15일(한국시간) 공시했다.
라이크기획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로, SM과 프로듀싱 계약을 맺어 관련 매출의 일정 비율을 인세로 받아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SM엔터테인먼트는 라이크기획에 프로듀싱 용역 명목으로 114억원을 지급했다.
같은 기간 SM엔터테인먼트가 거둔 영업이익(이하 연결기준)은 386억원으로,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무려 29.6%에 해당하는 액수를 이수만 개인에게 지급한 셈이다.
더욱이 SM엔터테인먼트의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429억원에서 올해 386억원으로 10.0% 감소했는데도 같은 기간 라이크기획에 지급된 액수는 124억원에서 114억원으로 8.1% 감소하는 데 그쳤다.
K팝 콘텐츠 기업의 특성상 프로듀서의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상장 기업 영업이익의 3분의 1 가까이를 설립자에게 고스란히 가져다주는 이 같은 일반적이지 않은 거래 구조는 SM엔터테인먼트의 기업 가치를 깎아먹는 요소로 지적돼왔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약 1.1%를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 자산운용은 이 같은 점을 집요하게 지적하며 지난 수개월간 이 총괄 프로듀서 측을 압박해왔다.
라이크기획에 일감을 몰아줘 주주와 회사의 가치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얼라인파트너스를 위시한 SM엔터테인먼트 소액 주주들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자신들이 추천한 인사를 감사로 선임하는 '이변'을 일으켰고, 지난 8월에는 주주 서한을 통해 "주총일로부터 5개월 가까이 지났어도 여전히 개선 방안이나 진행 상황이 발표되지 않았다"고 문제 제기를 계속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이 충분히 제시되지 못하면 주주로서 다양한 법적 권리 행사를 포함해 다양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가요계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가 라이크기획을 고리로 하는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의 '개인 거래'를 끊고자 나선 것은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프로듀싱 계약을 올해 말에 조기 종료하고 싶다는 의사를 당사에 전해왔다"고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라이크기획을 둘러싼 세간의 부정적인 시선을 의식한 듯 "당사는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프로듀싱 역량과 산업 전반에 대한 비전에 동감해 프로듀싱 계약을 맺었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K팝 스타들을 탄생시킴은 물론, 체계적인 문화기술을 발전시켜 전 세계에 K팝을 확산시킨 성과를 이룩해왔다"는 논리로 방어막을 쳤다.
SM엔터테인먼트는 프로듀싱 계약 조기 종료가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한 후 추가로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