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년 만에 원주에서 가족형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거듭 태어나
▶ 5천여 관객 세대·연령 뛰어넘는 ‘명불허전’ 무대에 박수갈채
▶ 부모 세대에 ‘추억과 향수’ 선사…자녀 세대는 ‘호기심’ 발동
세대·연령 뛰어넘는 ‘명불허전’ 무대에 박수갈채 [연합뉴스 자료사진]
"추억의 명곡인 'J에게' 이선희·'담다디' 이상은이 먼저 생각나네요"(58세 여성 이모씨), "더보이즈(THE BOYZ) 등 아이돌 그룹의 무대를 보러 왔어요."(22세 여성 김모씨)
1980∼1990년대 신인가수 등용문이자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인 MBC '강변가요제'가 21년 만에 부활했다.
3일 초가을 밤을 화려하게 수놓은 강변가요제의 복귀 무대는 강원 원주시 지정면 간현관광지다. '강변가요제 뉴챌린지'로 부활한 가요제는 세대·연령대를 뛰어넘어 7080세대부터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까지 온 가족이 함께하는 가족형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거듭 태어났다.
21년이라는 세월을 훌쩍 건너뛰었지만, 무대는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지난해 11월 역대 수상자와 후배 가수들이 추억의 무대를 재현하는 콘서트로 꾸려진 '강변가요제:레전드'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5천여 객석은 오후 7시 본 무대가 시작되기 전부터 관객들로 가득 찼다.
가수 겸 방송인 하하와 MBC 뉴스투데이를 진행하는 정다희 아나운서의 사회로 시작된 결선 무대는 화려함 그 자체였다.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가진 1천200여명의 참가자가 예선 경연을 겨뤄 12팀이 결선 무대에 오른 만큼 실력도 출중했다.
과거 강변가요제가 수수하고 수줍은 무대였다면 세월을 건너뛰어 부활한 뉴챌린지 무대는 개성이 흘러넘치고 표현도 세련되고 과감했다.
강변가요제 관객의 스펙트럼도 폭넓었다. 순서에 따라 소개된 출연진이 공연을 마칠 때마다 모든 세대가 환호하고 흥겨워했다.
7080세대에는 과거의 향수와 옛 추억을, MZ세대에게는 호기심과 신선함을 선사했다.
원주에 사는 70대 고모씨는 "예전에 가평 가라섬에서 강변가요제를 할 때 직접 가서 본 적이 있다"며 "당시의 옛 추억이 떠올라 가족과 함께 찾았다"고 말했다.
자신을 7080세대라고 소개한 이모(58·여)씨는 "예전에는 강변가요제를 TV로만 봤지, 가서 즐기지 못한 것이 너무 후회된다"며 "환갑을 앞두고 또래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기뻐했다.
21세 딸과 함께 야외 객석을 찾은 박모(52)씨 부부도 "강변가요제가 폐지돼 그동안 아쉬웠는데 다시 열려 반가웠다"며 "사실 딸은 아이돌 그룹의 축하공연을 보러 왔지만 전날 밤 강변가요제에 관해 설명을 많이 해 줬다"고 귀띔했다.
참가팀 중 마지막 출연자인 한리이 씨는 "초등학교에 다니기도 전에 사라진 가요제여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유서 깊은 가요제라는 것은 알고 있다"며 "음악인으로서 이런 역사성 있는 경연 무대에 꼭 서 보고 싶어 참가했다"고 포부를 밝혔다.
12팀의 경연 무대로 꾸며진 1부에 이어 2부 축하공연은 더보이즈(THE BOYZ), 우주소녀(WJSN), 폴킴, 이소정이, XR(확장현실)무대에는 원어스(ONEUS), 위클리(Weeekly)가 나서 초가을 밤의 열기는 한층 더 뜨거워졌다.
21년 만에 돌아온 '강변가요제 뉴챌린지' 영예의 대상은 '홀로(Lonely Night)'을 부른 사운드 힐즈가 차지했다.
'아이 미스 마이 대드(I miss my dad)'를 부른 오헬렌과 '모든 것이 떨어진다 해도'를 부른 뉴 에보(New evo)는 각각 금상과 은상의 영예를 안았다.
감성골목(청개구리)과 온도(The Wave)는 각각 동상과 장려상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