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9억원 짜리 백남준 작품 당근마켓에…무슨일?

2022-08-31 (수) 조상인 미술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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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신라, 갤러리 역할 되물어

9억원 짜리 백남준 작품이 당근마켓에 나왔다.

미술계에 따르면 백남준의 1988년작 비디오 설치 작품 ‘문학은 책이 아니다(Literature is not Book)’가 지난 24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출품됐다. 판매 희망가격은 9억원이다. 2개의 의자와 비디오 모니터, 백남준의 친필과 드로잉 등으로 이뤄진 작품이다. 출품자는 30년 전통의 화랑인 갤러리신라 측 관계자로 확인됐다.

이준엽 갤러리 신라 디렉터는 29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다가오는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아트 위크를 맞아 갤러리 신라와 므네모시네 아틀라스가 기획한 새로운 실험”이라며 “작품은 진품이며 판매의사도 있지만 아직까지 구매 문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디렉터는 지난 3월 화랑미술제 때도 전시 부스 한쪽 벽에 “셀럽 출입금지 애호가는 환영”이라는 문구를 적어 놓고, 전시 관람에 있어 셀럽 혹은 인플루언서의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특정 연예인의 미술애호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갤러리의 ‘셀럽 마케팅’에 대한 비판, 미술 애호와 자신의 취향 발견에 대한 반성적 메시지를 전하는 이벤트였다.

이번 백남준 진품의 당근마켓 출품에 대해 이 디렉터는 “작가들은 전시공간이 필요한데, 오프라인 갤러리는 월세(대관료)가 비싸고, 상업공간으로 전시장이 확장된 OVR(온라인 뷰잉 룸)이나 온라인 작품판매 플랫폼 역시 월 구독료나 이용료가 상당한 게 현실”이라며 “‘작가 주체’의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플랫폼들을 탐색한 결과 당근마켓에 주목했고 작가와 수집가가 바로 만날 수 있는 창구를 실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조상인 미술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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