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행업계,‘팬데믹 터널’ 후 ‘고급화’ ‘영역 확대’로 활로

2022-07-11 (월) 12:00:00 남상욱 기자
크게 작게

▶ 대형업체들, 럭셔리 리무진 버스 도입·서비스 강화

▶ 카타르 월드컵 여행 상품 등 새로운 영역 개척도…한국서 오는 ‘인바운드’ 수요 회복 더뎌 대응 모색

‘팬데믹의 터널’을 빠져나온 LA 한인 여행업계에 새로운 활로 모색을 위한 ‘고급화’와 ‘영역 확대’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기존 대형 업체들은 이미 다져진 탄탄한 네트웍을 바탕으로 신상품 개발과 서비스 업그레이드에서 ‘고급화’를 통한 차별화에 빠른 발걸음을 내딛고 있고, 그동안 틈새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 온 특화 전문 여행사들은 로컬 여행 상품과 모국 방문 여행 상품 등을 잇따라 내놓고 기존 여행업체 사이의 보이지 않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한인 여행업계에서 가장 먼저 럭셔리 리무진 버스를 도입, ‘고급화’ 바람을 선도하고 있는 삼호관광(대표 신성균)은 다양하게 보유하고 여행 상품들이 이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여행 상품의 질을 더 높여 한인들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신영임 삼호관광 부사장은 “품질과 가격면에서 경쟁에 뒤지지 않도록 최고급 호텔과 최고급 버스로 업그레이드 하는 등 내실을 기할 것”이라며 “경쟁업체들이 더 늘어나는 것은 한인 여행 수요를 늘리는 자극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US아주투어(대표 박평식)도 최고급 버스를 도입하고 골프 여행 상품을 개발해 내놓았다. 최근 2023년형 새 VVIP 버스 도입을 기념 ‘레드우드+샌프란시스코(2박3일)’ 여행상품의 특별 세일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특화 전문으로 영업해 온 다른 한인 여행업체들도 새로운 영역으로 여행 상품을 확장하는 영역 파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골프에 여행을 접목해 독특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엘리트투어(대표 빌리 장)는 오는 11월에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시기에 맞춰 경기 참관과 함께 이집트와 요르단을 여행하는 상품과 오는 9월부터 한국 팔도 미각 순례와 골프를 결합한 모국 방문 상품을 내놓고 모객 활동에 들어갔다.

엘리트투어 빌리 장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당시 골프 여행이 금지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게 약이 됐다”며 “골프 여행으로 고정 고객층을 확보해 둔 상황을 십분 활용해 다양한 일반 여행 상품을 더해 영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관광(대표 남봉규)도 영역 파괴의 또 다른 한 축을 맡고 있다. 지난 독립기념일 연휴를 기점으로 쟌 무어 발자취와 태평양 바다 3박4일 코스의 로컬 여행 상품으로 영역 파괴에 나선 미래관광은 오는 9월 모국 방문 상품을 내놓고 기존 종합 여행업체와 모객 경쟁에 나서고 있다. 유럽 전문 여행사의 이미지 변신을 위해 업체명까지 변경하면서 영토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춘추여행사와 드림투어, 코러스투어도 모국 방문 여행 상품을 준비해 놓고 있어 영역 파괴 경향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같이 한인 여행 업계가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서는 데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따른 봉쇄가 풀리면서 미국내 여행 수요가 정상으로 되돌아오고 있지만, 한국에서 들어오는 인바운드 여행 수요의 회복은 아직까지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심각한 미국의 인플레이션으로 호텔비를 비롯한 각종 여행 경비가 급등하면서 미국 여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 방역 조치의 추가 완화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한인 여행업체의 매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한국의 인바운드 여행객 감소로 한정된 한인 여행 수요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특화 전문 여행사들에게는 영역 파괴가 곧 생존일 수 있다는 게 여행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남상욱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