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의지와 관계없이 소변이 새 속옷을 적시는 일을 겪는 이가 적지 않다. 특히 요실금(尿失禁)은 여성 30% 정도가 앓는데, 병원을 찾는 이는 7.3%에 불과하다. 요실금은 증상을 가진 여성 대부분이 수치심이나 정보 부족 등으로 적절한 치료나 상담을 받지 못하고 지낼 때가 많다. 오미미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요실금 원인과 치료법 등을 알아본다.

◇소변 찔끔찔끔 새는 요실금, 발병 원인은?

요실금은 크게 복압성 요실금, 절박성 요실금으로 분류된다.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이나 재채기, 큰 웃음, 줄넘기나 달리기 등 배에 힘이 들어갈 때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새는 것을 말한다.

출산 경험이 많거나 난산 등으로 골반 근육이 약해지면서 생길 때가 대부분이다. 소변이 새지 않도록 조절하는 요도괄약근이 약해지거나 특히 갱년기 이후 여성호르몬이 줄어들어 요도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기도 한다.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3명 중 1명인 30% 정도 여성에서 요실금이 발생하지만,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한 번 발병하면 정상으로 돌아왔던 산모도 다음 분만 후 증상이 심해지거나, 나이 들면서 근육 힘이 약해져 증상이 재발할 수 있으므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과민성방광증후군의 한 증상 중 심한 형태로 소변을 저장하는 방광의 저장 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한다. 소변이 자꾸 마렵거나 마려운 순간 참지 못하고 그대로 속옷에 불수의적으로 배뇨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유병률이 증가한다. 원인을 잘 모를 때가 많지만 복압성 요실금이 있는 여성의 30%에서 절박성 요실금이 동반되기도 하며 뇌졸중이나 치매 등 뇌 질환이 있을 때도 자주 나타난다.

◇절박성 요실금은 약물, 복압성 요실금은 수술 치료

절박성 요실금 치료에는 약물 복용과 행동 요법이 주로 사용되며 복압성 요실금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복압성 요실금은 임신, 출산 및 노화 등으로 이완된 골반 근육을 강화하는 골반 근육 운동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증상이 매우 경미할 때에만 효과 있고 대부분 수술해야 한다.

복압성 요실금 수술은 수면마취로 시행되며 수술 시간도 10분 이내로 짧고 당일 퇴원이 가능하며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

◇일상생활 제한, 심하면 우울증 유발

요실금은 간단한 문진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므로 수치심을 버리고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요실금을 자주 겪다보면 당황하고 수치심을 느껴 일상생활에 제한을 받게 된다.

운동이나 외출을 삼가게 되고, 낯선 곳에 가면 화장실을 먼저 찾게 된다거나, 장거리 여행을 피하는 등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이 떨어져 우울증에 걸릴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요실금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고 고령 환자의 경우 동반된 배뇨장애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담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예방하나?

치료법의 하나인 골반 근육 운동은 젊은 환자나 증상이 경미하면 골반 근육 긴장도를 유지해 요실금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변비가 심하면 방광이 자극돼 소변을 자주 보게 되므로 변비를 예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신이 소변을 자주 보는 편이라면 배뇨 횟수를 기록해 점차적으로 배뇨 간격을 늘려 화장실에 가는 횟수를 하루 6회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또한 비만은 요실금 원인이므로 다이어트가 도움될 수 있다. 음주나 카페인, 매운 음식 등 자극이 강한 음식은 삼가는 게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