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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작품으로 따로 온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함께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박찬욱 감독이 신작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고 송강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28일(현지시간) 오후 8시 30분 제 75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이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 이후 6년 만의 신작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의 영예를 안았다. 박찬욱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받고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은데 이어 13년 만에 다시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박찬욱 감독의 3번째 칸 트로피다.
박찬욱 감독은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우리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릴 때도 있었지만 하나의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하게 됐다. 영화도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대를 겪었으나 극장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라며 "우리가 이 질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박 감독은 "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아준 CJ와 미키 리(이미경 부회장) 정서경 각본가를 비롯한 많은 식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그리도 무엇보다도 박해일 탕웨이 두 사람에게 보내는 저의 사랑은 뭐라 말로 할 수 없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송강호는 이날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송강호는 '괴물'(감독 봉준호), '밀양'(감독 이창동),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감독 김지운) '박쥐'(감독 박찬욱,) '기생충'(감독 봉준호)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에 이어 '브로커'로 8번째 칸 영화제에 초청 받은 끝에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됐다. 한국 배우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것은 송강호가 최초다. 앞서 지난 2007년 배우 전도연이 '밀양'으로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송강호는 "너무 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위대한 예술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함께했던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 씨에게 깊은 감사와 이 영광을 바치고 싶다. 이유진 영화사 집 제작사 대표를 비롯한 배급사 CJ ENM 관계자 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강호는 "저희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같이 왔는데 정말 큰 선물이 된 것 같아 기쁘고 이 트로피의 영광과 영원한 사랑을 바친다"라며 "수많은 영화 팬들에게 이 영광을 바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는 수상 직후 한국 기자들이 모여있는 프레스 룸을 찾았다. 함께 트로피를 들고 나타난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는 쏟아지는 축하에 감사를 전했다.
박찬욱 감독은 "(송강호와) 같은 영화로 왔다면 같이 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한 영화에 감독상, 주연상을 잘 주지 않으니까. (다른 영화로) 따로 와서 같이 받게 된 것 같아서 더 재밌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송강호는 "박찬욱 감독하고 오랫동안 작업해왔고, 또 '박쥐'로 칸에서 심사위원상도 받으셨기 때문에 참 남다른 감정이다"라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브로커'라는 영화로 상을 받았지만 다같이 받은 느낌이라 더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앞서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는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친절한 금자씨', '박쥐' 등을 함께 작업 했다. 서로에 대한 축하를 해달라는 말에 송강호는 "제가 수상했을 때 (박찬욱) 감독님의 뛰어오시면서 포옹하시는데 너무 감동적이었다. 감독님의 눈빛을 보는 순간, 너무 좋아 하시는 모습을 보며 순간적으로 그 감동을 느낄수가 있었다. 박해일씨도 마찬가지다"라고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다 보셨겠지만 저도 모르게 복도를 건너서 뛰어가게 되더라. 많은 좋은 영화에 출연했지만 주연상을 받는 것을 보게 돼 기쁘다"라고 전했다.
이번에는 각자 다른 작품으로 왔지만 함께 수상의 기쁨을 안은 두 사람이 언제쯤 다음 작품에서 함께 할 수 있을지 물었다. 이에 송강호는 "언제쯤 하실 것이냐. 우리가 '박쥐'를 한 지 꽤 오래 됐다"라고 말했고 박찬욱 감독은 "아니 뭐, 거절만 하지 말고 시간 내 주세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칸 소식지인 스크린 데일리에서 매기는 별점 에서 올해 칸 국제영화제 경쟁 진출작 중 가장 높은 점수인 3.2점을 받았다. 박 감독은 황금종려상을 받지 못해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평점이 수상 결과로 잘 이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경험이 많아서 잘 알고 있다"라고 웃었다. 이에 송강호는 "하지만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최고 평점을 받은 것은 유의미한 것 같다. 물론 심사위원들이 평점을 기준 삼아서 평가하지 않지만, 그래도 수 많은 평론가와 전문가들이 평점을 높게 준다는 것은 그만큼 최고의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헤어질 결심'이 감독상이라는 어마어마한 상을 받은 것은, 황금종려상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송강호는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연기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상을 받기 위해서 연기를 할 수도 없고 하는 배우도 없다. 좋은 작품을 끊임없이 하고 최고 영화제에 초청받고 거기서 격려받고 수상도 하게 되는 이런 과정 자체가 있을 뿐이지 절대적인 가치라고 생각 안한다"라며 "아주 행복하고 영광스럽지만 이게 목표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따로 와서 함께 수상의 기쁨을 안은 박찬욱 송강호 콤비가, 또 어떤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출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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