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가보면 돼지고기 가운데 유난히 저렴한 부위는 뒷다리다. 보기에 큰 차이도 없는데 뒷다리(일명 후지·後肢)는 무슨 연유로 가격이 이렇게 싼 걸까?
돼지는 생후 6개월 정도면 110㎏로 자라 도축하는데 삼겹살은 돼지 한 마리당 12㎏ 정도 나오지만, 뒷다리 부위는 18㎏ 나온다.
국민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 중 구이용 46%, 불고기 24%, 수육 16%로 우리는 삼겹살, 목살처럼 구이용 부위를 월등히 많이 먹기 때문에 공급에 비해 소비량이 적은 뒷다리 가격이 싼 것이다.
뒷다리 부위는 엉덩이에서 허벅지까지 부분으로 김치찌개·제육볶음·장조림 등에 쓰이는데 그중 1㎏가량 나오는 홍두깨살은 담백하고 부드러워 저지방 구이용으로 추천되는 부위다.
그럼 뒷다리의 무릎 아래는 무엇일까. 바로 족발이다. 족발도 뒷다리가 저렴한데 지방이 적어 담백하게 즐기려면 뒷다리를 선택하는게 좋다. 참고로 족발 앞뒤를 구별하려면 통족발을 보자.
앞다리는 발목이 굽고 껍데기, 고기가 많은 편이다. 뒷다리는 곧게 뻗은 모양으로 상대적으로 고기 양은 적다. 주문했을 때 같이 나오는 뼈를 보면 더 확실해진다.
앞다리는 팔꿈치가 있으니 이해하기 쉽다. 큰 뼈가 긴 것과 짧은 것이 서로 딱 붙어있는 모양이면 앞다리이다. 큰 뼈 1개가 마치 휴지속통을 살짝 접은 듯이 각진 원통이라면 뒷다리가 맞다.
유럽 등에서는 돼지 뒷다리를 예로부터 햄·소시지 등 다양한 가공품으로 활용해왔다. 영어로 햄(Ham)이 돼지 뒷다리를 의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페인 하몽은 돼지 뒷다리를 통채로 소금에 절인 후 오랜 시간 건조해 만든 생햄이다.
익히지 않았기 때문에 어두운 붉은색이다. 프랑스 잠봉, 이탈리아 프로슈토, 포루투갈 프레준트, 중국 금화햄까지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만든 뒷다리 햄이다.
우리 국민들은 육류와 식육 가공품을 점차 많이 먹고 있다. 2021년 통계청에서 실시한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가정에서 식품 구매에 쓰는 돈이 2019년에 비해 64만 원 증가할 때 육류와 식육가공품 구매액은 각각 16만 원, 3만 원씩 늘었다. 이에 따라 육가공품을 만드는 업체도 2021년 9%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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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