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충분히 마시면 심부전(heart failure)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부전은 심장의 구조 또는 기능 이상으로 심장의 좌심방에서 혈액을 받아 이를 전신에 펌프질해 내보내는 좌심실 기능에 이상이 생겨 체내의 모든 기관과 조직에 대한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는 질환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산하 국립 심장·폐·혈액 연구소(NHLBI: 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의 나탈리아 드미트리에바 박사 연구팀은 물을 충분히 마셔 혈중 나트륨 농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면 심부전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폭스 뉴스(Fox News) 인터넷판이 16일 보도했다.
미시시피, 메릴랜드, 미네소타, 노스캐롤라이나 등 4개 주에 사는 1만5천379명을 대상으로 1987년에 시작된 '지역사회 동맥경화 위험 연구'(ARIC: 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의 2019년까지 30여 년간의 조사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중 연구 시작 때 심부전이나 당뇨병이 없고 비만하지 않으며 체내 수분율(hydration level)이 정상인 1만1천814명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이 중 11.56%가 연구 기간에 심부전이 발생했다.
분석 결과 중년에 혈중 나트륨 농도가 143mmol/L(리터 당 밀리몰)을 넘어서면 심부전 위험이 3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년에 혈중 나트륨 농도가 142.5~143mmol/L이면 좌심실 비대(left ventricular hypertrophy) 위험이 62% 높아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좌심실 비대는 혈액을 온몸으로 펌프질해 내보내는 심장 왼쪽 아랫부분인 좌심실 벽이 두꺼워지는 현상으로 좌심실의 펌프 기능이 떨어지면서 심부전,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결과는 중년에 나트륨의 혈중 농도가 142mmol/L을 넘어서면 나중 좌심실 비대와 심부전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혈중 나트륨 농도는 135~145mmol/L이 정상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나트륨 농도가 올라가면 체액의 수분 농도(fluid level)는 떨어진다.
연구팀은 체액의 수분 지침은 신체의 필요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여성은 하루 물 6~8컵(1.5~2, 1ℓ), 남성은 8~12컵(2~3ℓ)을 마시도록 권고했다.
하버드 대학 의대 내과 전문의 줄리언 세이프터 박사는 건강한 사람은 체액의 수분이 부족하면 목이 말라 물을 마시게 되지만 노인들은 갈증을 느끼지 못할 수 있으며 여기에 이뇨제 같은 체액 손실을 유발할 수 있는 약을 복용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체액의 수분이 부족한지 잘 모르겠으면 기초대사 검사 패널(BMP: basic metabolic panel)이라는 일반적인 혈액검사로 쉽게 점검할 수 있다. BMP는 나트륨, 칼륨, 염소, 포도당 등 일반적인 전해질 수치를 한꺼번에 알 수 있는 혈액 검사법이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