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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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교실

2022-03-18 (금) 김미혜 한울 한국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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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의 의미인 ‘메타’와 세계, 우주, 의미인 ‘유니버스’를 합성한 말이다. 싸이월드에서 미니홈피를 만들어 도토리로 쇼핑을 하고 일촌 파도타기를 취미 삼아 놀던 것이 벌써 20년 전이다. 이후로도 다양한 SNS를 이용해서 내 삶의 일부를 공유하고 있고 매일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며 길 찾기를 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 1992)’에서 처음 등장한 단어다. 소설의 피자 배달원의 이야기에 존재하는 가상세계가 바로 ‘메타버스’다. 마치 새로운 세상이 오는 것 같지만 우리는 이미 그 세상에서 살고 있다.

대면 수업을 하다가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잠시 비대면 수업을 해야 했다. 줌 공간을 주로 사용하는데 수업 효과를 위해서 새로운 플랫폼인 ‘게더타운(Gather Town)’에서 아이들을 만났다. 자신을 아바타로 표현하고 색다른 교실에 앉아 수업이 진행되니 아이들의 눈빛이 다르다. ‘줌 피로증(Zoom Fatigue)’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긴 요즘, 비대면 방식에서도 끊임없는 변화가 필요함을 느낀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대면만 가능하다는 상식을 깨고 비대면에서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기 시작했다.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 일명 ‘방방콘’으로 불리는 비대면 콘서트는 세계에서 200만 명이 함께했다. 아이의 인스타그램 친구 중에는 로지, 릴 미켈라, 이마와 같은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들이 있다. 이들은 현실 모델보다 많은 광고 기업들과 협업하며 큰 수익을 내는 가상 모델들이다. 가상 아바타로 신체 바꾸기를 통해 유체 이탈 실험이 가능하다고 한다. 평소 인종차별의 성향이 있는 백인이 유색인종을 경험했을 때 생생하게 전달되는 감각을 통해 실제로 내 몸이 바뀐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차별과 혐오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가상공간에서의 다양한 사람과 다채로운 문화 교류가 현실로 확장되어 더 다양함이 공존하는 세상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매년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키워드를 제시하는 김난도 교수의 2022년 키워드에는 ‘실재감테크’가 있다.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가상의 공간이 확장되고 열릴 것이라 예측한다. 코로나가 비대면 수업을 불러오긴 했으나 코로나 종식과 함께 사라질 수업 방식은 아니다. 미래의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김미혜 한울 한국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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