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 몸이 잔뜩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추위로 장시간 몸을 웅크리면 근육과 관절이 경직되면서 ‘근막동통증후군(myofascial pain syndrome)’로 고생할 수 있다.
목과 어깨, 팔이 찌릿하거나 저린 증상이 생기면 흔히 ‘담이 결리다’라고 표현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목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을 의심하지만 근육 자체에 문제가 생긴 근막동통증후군일 때도 적지 않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신경학적 이상이 없음에도 목, 어깨, 허리의 근육이 뭉쳐 뻐근하고 쑤시는 증상을 보인다. 근막동통증후군은 근육을 둘러싼 얇은 막인 근막이 짧아지고 뭉쳐져 근육 주위가 단단해진 것인데, 누르면 심하게 아프다.
주로 중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생활 환경에 따라 컴퓨터 타이핑 작업이 많은 사무직 종사자, 칠판 글씨를 많이 쓰는 교사, 책상에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수험생 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박중현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근막동통증후군은 갑자기 생긴 외상 때문이라기 보다 오랫동안 나쁜 자세를 유지하면 흔히 나타난다”고 했다.
바르지 못한 자세나 과도한 스트레스, 장시간 반복되는 동일한 동작 등 근섬유가 제대로 이완되지 않은 채 계속 수축된 상태로 유지하면 근막동통증후군이 생기기 쉽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ㆍ어깨ㆍ허리ㆍ엉덩이 근육에 주로 발생하며 근육을 가로지르는 단단한 띠가 형성된다. 이때 형성된 통증 유발점(trigger point)을 누르면 심한 통증과 함께 근육 일부가 수축한다.
통증 유발점에 압력을 가하거나 힘을 줘 근육을 사용하면 조금 떨어진 부위에 ‘연관통’도 일으킬 수 있다. 이 밖에 목 주위 근육의 경우 눈이 충혈되거나 어지러움, 이명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근육에 따라 흉통, 복통, 생리통 등 다양한 증상이 생길 수 있어 다른 질병으로 오인하기 쉽다.
근막동통증후군으로 인한 통증은 근섬유의 과도한 수축으로 발생하므로 근섬유를 제대로 이완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칭이나 마사지 볼 등을 활용한 마사지가 도움된다.
통증이 심하면 주사 치료(통증 유발점 차단술)를 시도할 수 있다. 주사 치료 후에도 스트레칭을 적절히 해야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 근육이완제를 복용하거나 혈류를 개선할 수 있는 열 치료, 통증을 완화하는 전기 치료 등 물리 치료도 도움된다.
스트레칭을 할 때는 열 치료보다 냉 찜질을 하거나 시원한 스프레이를 통증 부위에 뿌리는 것이 좋다.
근막동통증후군을 예방하려면 평소 머리를 바로 세우고, 턱은 약간 안쪽 밑으로 당긴 채 가슴을 펴고 배를 안으로 당긴다.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만 걸치지 말고 깊숙이 앉아 허리를 등받이에 지지한다.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모니터의 간격과 높이를 적절히 조절해 목을 빼고 작업 하지 않는다. 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지 말고 틈틈이 스트레칭해 전신 근육을 풀어준다.
스트레칭은 근육이 완전히 늘어나 있는 상태에서 10초 이상 유지하는 동작을 하루 2~3회 반복하는 것이 좋다. 유연성을 키우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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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