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식당 팁이 “후해졌다” 20%가 대세로

2022-01-17 (월) 12:00:00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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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직원들 배려

▶ 부자들의 경우 팁을 줄 수 있는 수입 늘어

식당 팁이 “후해졌다” 20%가 대세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미국인들의 팁 지불 기준이 상향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일부는 물가 상승으로 팁이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

“얼마를 놓고 나와야 할지 솔직히 고민된다.”

한인 직장인 K모씨가 요즘 식당에 가서 식사를 마치고 늘 하는 고민이다. K씨에겐 식당에서 일하는 친척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 감염 위험에 일을 했던 그 친척이 생각나서 K씨는 가급적 팁을 후하게 놓고 나온다고 했다.

K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15% 선에서 팁을 놓았는데 코로나19 이후에는 20% 정도를 팁으로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음식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20%의 팁이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K씨는 “한달 사이에 음식 가격이 상승하다 보니 팁의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동료나 친구들과 점심이라도 하는 날이면 팁까지 내고 나면 60~70달러를 우습게 쓰고 나오기도 한다”고 씁쓸해했다. 또한 팬데믹을 거치면서 부동산이나 증권투자 등으로 부자가 된 경우도 수입이 늘었기 때문에 팁을 더 줄 수 있는 경제적인 여유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 내 팁의 기준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적은 시급 대신 팁으로 보상받는 미국의 ‘팁 시스템’이 고물가 시대 답게 오르면서 새로운 기준들이 적용되고 있다. 한인들 사이에선 팁의 상승이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제매체 CNBC는 14일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미국의 팁 기준이 최저 15%에서 최고 25%까지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실내 식사의 경우 20%의 팁이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신용카드 정보웹사이트인 ‘크레디트카드닷컴’(CreditCards.com)이 지난해 7월 2,573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식당을 찾은 미국인들의 75%가 팁을 내고 있으며 액수도 예전에 비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팁의 기준도 상향되어 식당에서 실내 식사의 경우 팁으로 식대의 20%가 가장 많았고, 음식 배달에 따른 팁은 17%, 투고의 경우 팁으로 15%가 지불되고 있다.

팁의 기준이 오른 것은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요식업계가 팁을 수입으로 간주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는 현실에 대한 보상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그렇지만 팁 인심이 누구에게나 있는 것은 아니다.

투고 음식을 포함해 항상 팁을 내고 있다고 응답한 미국인은 17%다. 19%의 미국인들은 대부분의 경우 팁을 주고 있다고 답했고 31%는 가끔 팁을 내놓고 있다고 응답했다. 팁을 전혀 주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도 34%에 달한다.

세대별로 보면 밀레니얼은 베이비부머에 비해 팁을 주는 경우가 눈에 띄게 적었다. 대표적으로 식당에서 베이비부머는 89%가 팁을 줬지만 밀레니얼은 66%에 그쳤다.

한인들 역시 ‘팁 문화’로 낮은 시급을 유지해 온 업종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는 있지만 팁 규모가 커지고 있는 데는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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