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울창한 숲과 맑은 개울물…대자연의 맛과 멋

2021-12-24 (금)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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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가이드 Switzer Falls (2)

울창한 숲과 맑은 개울물…대자연의 맛과 멋

Switzer Falls.

마침내 1959년에 모든 건물이 철거되어짐으로써, 한때 크게 붐비던 Switzer Camp의 영화는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고, 그 자리는 아무런 시설이 없는 채, Switzer Trail Campground 라고 불리게 되고, 2번 도로에 연결된 1.5마일쯤의 상류엔 기본적인 위락시설이 갖춰져서 Switzer Picnic Area로 불려진다.

오늘날의 Switzer Falls 코스는, 이 Switzer Picnic Area(3300’)에서 시작하여, 울창한 숲이 있고 맑은 물이 흐르는 Arroyo Seco 를 따라 폭포까지 2마일에 걸쳐 400’쯤의 고도를 내려가는 것으로, 대단히 쾌적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LA로 부터의 거리도 가까워 특히 주말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 드는데, 산행시간은 왕복 3~4시간이면 된다.

가는 길


Freeway 210에서 La Canada의 Hwy 2의 East Exit 으로 나와 동쪽(산쪽)으로 9.2마일을 가면 길이 왼쪽으로 갈라지는, Clearwater Creek 이라고 부르는 3거리가 나온다. 왼쪽 길은 Palmdale 쪽으로 가는 Angeles Forest Highway로 우리가 가고 있는 Angeles Crest Highway와는 별개의 다른 도로이다.

우리는 직진한다. 이 3거리에서 불과 0.4마일을 가면 오른쪽으로 Switzer Picnic Area 임을 알리는 큰 표지판이 서 있다. Hwy Mile-marker로는 34.14지점이며, LA 한인타운에서는 23마일쯤의 거리가 된다. 오른쪽으로 난 가파른 경사길을 따라 0.5마일을 내려가면, Live Oak의 녹음이 짙은, 시원한 계곡에 자리한Switzer Picnic Area 에 닿는다. 주차하고 차 안에 주차증을 잘 걸어둔다.

등산코스

주차장 아래로 서남쪽에 있는 운치있는 다리를 건너, Arroyo Seco 개울의 흐름을 끼고 완만한 내리막으로 나있는 등산로를 따라간다. 등산로는 주로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의 왼쪽 둑을 타고 이어져 내려간다. 개울에 가까운 쪽으로는 거목으로 자라있는 Alder들이 무성하고, 그 바깥쪽으로는 역시 크게 자란 Live Oak, Maple, California Bay Laurel, Sycamore 들이 아름다운 숲을 이루고 있다. 봄철이나 우기에는 흐르는 물의 양이 제법 많은데, 건기라 하더라도 자그마한 물레방아쯤은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만큼의 맑은 물이 흐른다.

가을에 이 곳을 찾으면 물 흐르는 소리는 가만히 서서 귀를 기울이지 않는 한 듣기가 쉽지 않은 대신, 간단없이 “후두둑 딱 툭툭” 소리내며, 낙엽층 나무등걸 바윗돌들 위에 떨어지는 도토리들의 낙하음이 완연 귀를 즐겁게 해준다. 또 드문드문 곱게 단풍이 든 Maple들은 이에 질세라 눈을 즐겁게 해주고, 졸졸 흐르는 개울물 속에는 지천으로 나무잎들이 잠겨 있어, 바로 이것이야말로 대자연의 맛과 내음이 녹아든 청정약수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물론 봄에는 계곡의 양쪽 기슭으로 여러가지 야생화들이 아름다운 꽃들을 피워낸다.

이렇게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이 계곡의 서정에 심신을 듬뿍 적시며 1.5마일쯤을 가다보면, 트레일 왼쪽의 자그마한 나무밑 공터에 3개의 철재 Stove가 설치되어 있는 곳에 이른다. Switzer Trail Campground이다. 옛날엔 바로 이 곳을 중심으로 꽤 크고도 정갈한 리조트시설들이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 삶의 한 아름다운 추억을 바로 이 자리에서 만들어 내며 행복에 젖어 있었을 것이나, 지금은 그 자취조차 전혀 볼 수 없다. 제행무상이 존재의 속성일지니, 초로같은 우리네 인생, 한바탕의 남가일몽일러라!

여기서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개울을 건너면서 오름길로 접어든다. 계곡의 남쪽 둑 위로 높게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가다보면 이제 계곡은 왼쪽 발 아래로 가물가물하고, 정면으로는 Bear Canyon과 그 주변의 무쌍한 산세가 탄성을 자아낸다.


대략 0.4마일을 나아가면 왼쪽의 Bear Canyon Trail 과 오른쪽의 Gabrielino National Recreation Trail 로 갈라지는 갈림길에 이르게 된다. Gabrielino Trail이란 Wilson Mountain의 Chantry Flats에서 Newcomb Pass, West Fork, Red Box, Switzer Picnic Area를 지나 이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갈라져 Pasadena의 JPL부근까지 이어지는 약 31마일이 되는 등산길이다. 즉, 우리는 이제 이 지점에서 부터 Gabrielino Trail을 벗어나는 셈이다. Gabrielino Trail은 2009년의 Station산불 이후에 오랫동안 폐쇄되어 있었으나, 그간 민과 관이 합심하여 필요한 개보수를 마치고, 드디어 2018년 8월에 다시 전면개통되어진, 대단히 아름다운 루트이다.

우리는 Bear Canyon 을 향해 왼쪽의 좁다란 내리막 길을 간다. 다시 0.4마일쯤을 가면, 등산길이 왼쪽으로 급하게 꺾이며, 계곡을 향해 지그재그로 내려간다. 개울바닥에 이르면 사람들의 발자취가 좌우로 나뉘는데, 폭포는 왼쪽(상류)으로 가야한다. 굽어지는 계곡을 따라 0.2마일쯤을 돌아들면 이윽고 Switzer 폭포에 다다른다. 50‘ 낙차의 제법 큰 폭포이고 주위의 바위들과 나무들의 분위기도 썩 좋은 편이다. 상쾌한 계곡의 기운을 즐기며 쉴만큼 쉰다음 돌아갈 땐, 내려 온 길을 그대로 되짚어 올라가도록 한다.

■사족

1. 이 폭포에서 오른쪽 옆으로 올라가서 그 위로 직접 개울과 계곡을 따라 Switzer Trail Campground 로 되돌아 가려 해서는 안 된다. 또는 반대로 Switzer Trail Campground에서 직접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폭포까지 가려 해서도 안 된다. 별도로 게시되어 있는 표지판의 설명에 따르면, 이러한 시도를 한 사람들로 1975~1977년의 2년 동안에만 8건의 추락사고가 있었다. 이 구간의 중간에 또다른 폭포가 있다고 하여 젊은이들은 요즘도 종종 이곳으로 통과하기도 한다.

2. 좀 더 걷고 싶은 분은, 흐르는 개울을 따라 폭포 아래쪽으로10여분 정도를 더 내려 가길 권한다. 운치있는 물웅덩이들과 작은 폭포들(Cascades)을 더 볼 수 있다. Royal Gorge라 불리우는 아름답고 험한 계곡의 일부이다. Bear Canyon에서 흘러 내리는 물줄기가 이 Arroyo Seco의 물줄기에 합해지는 곳에도 이르게 된다. 여기서 이렇게 모아진 물은 아름다운 “the Arroyo Seco” 를 흐르고 흘러, Dodgers Stadium 북쪽 쯤까지 내려간 곳에서, LA강으로 흘러든다고 한다.

3. 두 물줄기가 합해지는 지점에서 계속 Bear Canyon을 따라 남동쪽으로1.1마일정도를 더 들어가면 이윽고 툭 터진 넓은 공간에 피크닉 테이블과 Fire Ring이 갖추어진 정갈한 분위기의 Bear Canyon Trail Campground에 도착한다. 시간의 여유가 있고 등산이 익숙한 분은 이 곳에서 점심을 먹고 난 후에 되돌아 오는, 왕복 8마일의 산행을 해도 좋을 것이다.

4. 이 Bear Canyon Campground에서 상류쪽으로 2마일을 더 올라가면 Tom Sloane Saddle이라고 부르는 4거리 갈림길에 오르게 된다. 동쪽으로는 Lowe, Markham 등의 산과 Eaton Saddle에 닿을 수 있고, 서쪽으로는 1마일 거리로 Brown Mountain에 오를 수 있으며, 남쪽으로는 바로 Millard Canyon으로 내려가게 된다.

정진옥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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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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