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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회사 빌딩에 한인 ‘태마 김’ 이름 명명

2021-12-20 (월) 손수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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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모어 폼팩터 반도체회사 ‘T M Kim 매뉴팩터링센터’ 오프닝 행사

▶ 고인의 혁신적 기술개발 업적 기려, ‘열정 성실’로 아메리칸 드림’ 이뤄

미국 회사 빌딩에 한인 ‘태마 김’ 이름 명명

리버모어 폼팩터사 ‘태마 김 매뉴팩터링센터’ 앞에서 15일 마이크 슬래셔 회장(오른쪽)과 아들 김임엽씨(왼쪽)가 지켜보는 가운데 고 김태마 부사장 부인 김희원씨가 ‘TM KIM 센터’ 오픈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회사에 한국인 이름이 명명된 새 건물이 문을 열었다.

리버모어 폼팩터(FormFactor.Inc)사는 15일 한인 태마 김(TM Kim) 이름이 명명된 ‘태마 김 매뉴팩터링센터(TM KIM Manufacturing Center) 오프닝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새로 신축된 10만 스퀘어 피트 규모의 센터 건물 앞에서 회사 관계자와 고 태마 김 가족, 축하객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이날 센터빌딩에 이름이 명명된 태마 김씨는 1995년 입사하여 열정적으로 일을 해오다가 올해 1월 63세로 별세했다. 태마 김은 25년 재임 동안 프로브 헤드 및 전체 웨이퍼 접촉기 라인에서 다양한 제조 공정 기술개발을 주도했다. 또 세라믹의 본딩 포스트, 패키징을 비롯한 기술 전반에 걸쳐 혁신을 이룩한 기여를 인정받아 2018년에 기술부사장 겸 엔지니어링 펠로우(Fellow)에 선출되어 일을 해왔었다.


특히 그의 Blade Runner 제품에 스프링 요소를 생성하기 위한 와이어 본더 개발은 비즈니스의 성공으로 이어져 폼팩터사가 신생기업에서 벗어나 2003년에는 나스닥에 상장되었다.

이에 폼팩터사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회사 성장에 공헌한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새 건물의 이름을 ‘태마 김 센터’로 명명하게 됐다고 밝혔다. 태마 김의 이름은 새 빌딩안 입구벽에 새겨져 있으며 로비 정면에는 태마 김이 일하던 당시 사진과 함께 그가 회사 발전에 공헌한 내용이 자세히 적혀 있다.
미국 회사 빌딩에 한인 ‘태마 김’ 이름 명명

태마 김 센터 로비 정면에 생전의 태마 김이 일하는 모습 사진과 함께 회사 발전에 공헌한 내용이 자세히 적혀 있다.


폼팩터사의 마이크 슬래셔(Mike Slessor, CEO) 회장은 “태마 김은 25년전 소규모이던 우리 회사에 17번째 사원으로 입사하여 지금 2,200명 이상 사원을 거느린 세계 굴지의 반도체 및 설비계측회사로 성장하기까지 가장 핵심적인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슬래셔 회장은 태마 김 센터 건물 앞에서 가진 오프닝 행사에서 “태마 김은 혁신적인 기술 개발의 일등 공신이었다. 그가 개발한 Wire bonder 과정으로 우리 회사는 2003년 나스닥 IPO에 처음 상장되었으며 그가 개발한 여러 첨단 기술 특허로 회사는 계속 성장해왔다”고 고인의 업적을 소개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슬래셔 회장은 그는 모든 고객회사들에게 최상의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삼성과 SK하이닉스, 인텔 같은 반도체 리더들을 주 고객으로 유치한 결과, 지금 연 매출 8억달러의 회사로 성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태마 김은 항상 미소짓는 승부사로 한번도 무례하게 화를 내거나, 거절하거나 포기한 적이 없어 극심한 경쟁에서 우리 회사를 승자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슬래셔 회장은 자신과 모든 직원들은 고 태마 김 기술담당 부사장의 인품과 공적을 기리기 위해 이 건물을 “TM Kim Center” 빌딩으로 명명하게 됨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인사말을 했다.

이날 새 빌딩에 이름이 붙여진 태마 김은 1986년 건국대학교 전자계산학과를 졸업 후 한국 시그네틱스 코리아에서 일하다가 1995년 도미했다. 1995년 폼팩터사의 직원으로 조인한 그는 엔지니어링 펠로우로 일하다가 지난 1월 13일 세상을 떠났다. 태마 김의 가족으로는 부인 김희원(시인)씨와 아들(김임엽)과 딸(김제니) 세 손자를 두고 있다. 이날 센터 오픈 테이프 커팅을 한 김희원씨는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남편 태마 김의 이미지는 성실이었다”면서 “평범한 시골청년이 성실함 하나로 타국에 와서 이름을 남기고 많은 동포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장한 삶이었다”고 회고했다. 이날 행사에서 만난 폼팩터사 존 김 상무 등 직원들도 “태마 김은 팀웍을 매주 중요시했으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열정적으로 일해 미국 주류회사 빌딩에 이름이 새겨진 자랑스러운 이민자”라고 말했다.

이날 태마 김 센터 오프닝행사에는 버클리문학회 회원인 김희원씨의 초청으로 김희봉 회장 등 많은 회원들이 참석하여 태마 김 센터 빌딩 오픈을 축하했다.

폼팩터 회사는 1993년 설립되어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제조 장비업체로 기술혁신을 이끌고 마켓을 주도하고 있는 선두업체이다. 이 회사는 태마 김의 노력을 바탕으로 15만개의 프로브가 탑재된 최초의 SmartMtrix3000을 삼성과 SK 하이닉스에 납품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룩하고 있다.

이날 리버모어 폼팩트사의 8번째 건물로 오픈한 TM Kim 센터는 5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반도체 클린룸과 사무실, 창고를 포함하고 있으며, 주로 이 회사의 제조품목인 프루브카드의 조립검사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손수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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