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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지역 집 사려면 일반 가구소득 9배 벌어야

2021-12-10 (금)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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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년전엔 가구소득 2배만 필요

▶ 다운페이먼트 40%...경쟁 치열

베이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주택가격이 높기 때문에 특히 젊은층은 부모나 조부모세대보다 주택을 구입하는데 훨씬 더 많은 기간이 필요하다는 가혹한 현실에 맞닥뜨리고 있다.
지난달 18일 EB타임스는 부동산 리얼터인 제프 라몬트의 스토리로 베이지역 집값 급등의 사례를 보도했다.

제프는 부동산 리얼터였던 아버지가 1956년 밀브레 레드우드 웨이에 약 1만5천달러에 구입한 첫 주택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1950년대와 60년대에 밀브레 메도우스 지역은 경찰관과 오피스 직원 가족들이 정착했던 쾌적한 외곽지역이었다. 그러나 집값이 뛰면서 중산층 가정이 하나둘 떠나고 몇달 전 제프는 그 지역의 오래된 주택을 200만달러 넘게 팔아주었다.

한때 이탈리아계와 아이리시계가 주로 살았던 밀브레 메도우스 지역은 현재 테크 분야에 일하는 아시안 가정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프는 요즘 리스팅 목록에 올리면 대부분의 주택이 8일만에 판매된다면서 좋은 학군, 잘 갖춰진 편의시설로 바이어들에게 인기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학에 진학했던 자녀들이 높은 집값으로 인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 것이 단점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신이 차량정비샵을 소유하고 있다면 집을 살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이 차량정비사라면 집을 사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클래버 리얼 에스테이트 조사에 따르면 1960년 샌프란시스코나 주변 외곽지역의 주택을 구입하는데 가족 소득의 약 2배가 필요했으나 2020년 베이지역 주택을 구입하는데 중위권 가구는 소득의 약 6배, 일반 가구는 소득의 9배로 늘어났다. 이것이 IT업계 전문직종사자와 맞벌이 부부의 고소득 수입에도 불구하고 베이지역에서 주택 마련이 점점 어려워지는 이유다. 베이지역 중간 가구소득은 약 11만달러로 미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더욱이 베이지역은 신규주택 부족,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 높은 다운페이먼트 등으로 주택 바이어들에겐 좋은 상황이 아니다. 4년제 대학교육비가 인플레이션으로 1985년에서 2019년 사이에 5배가 치솟아 학자금 대출 상환을 해야 하는 밀레니얼세대에게는 주택 구입의 벽은 더 높다.

베이지역 부동산 리얼터들은 보통 다운페이먼트로 주택구입가의 20%, 최소 20만달러가 있어야 하지만, 요즘엔 IT직종 고소득 바이어들이 다운페이먼트로 주택 구입가의 40%를 현금으로 준비하고 주택매입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주택가격이 비싼 사라토가, 로스알토스, 멘로파크, 버클리 등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브 왈쉬 캘리포니아리얼터연합회(CAR) 회장은 “소득 불평등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면서 “산타클라라 카운티 주택 중간가에 해당하는 150만달러대 주택도 그렇게 화려한 집은 아니다”고 말했다.

앨런 왕 산타클라라 에이전트는 “주식 소유로 현금 전환이 용이한 기술직 바이어들이 이득을 얻고 있다”면서 “기술직들이 소유한 현금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에 그것이 슬픈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팬데믹 기간동안 베이지역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산마테오 카운티였다. 지난 9월 단독주택 중간 매매가는 179만달러로 전년대비 8.3% 상승해 샌프란시스코(167만달러)와 산타클라라 카운티(151만달러)를 앞질렀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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