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규성 한 번·손흥민 두 번 ‘골대 불운’에도 1-0 승
▶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 이어 조 2위로 반환점 돌아
11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경기. 전반 대한민국 황희찬(오른쪽)이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은 뒤 하트 세리머니를 김민재(가운데), 황인범과 펼치고 있다. [연합]
한국 축구가 지독한 골대 불운에도 승리를 챙기고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 홈 경기에서 전반 36분 황희찬(울버햄프턴)의 페널티킥 결승 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전반에만 조규성(김천)과 손흥민(토트넘)의 슈팅이 연달아 골대를 맞고 나오고, 후반에도 손흥민의 헤딩슛이 크로스바에 막히는 등 골 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그래도 리드는 지켜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5위인 우리나라는 이로써 3승 2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승점을 11로 늘린 채 최종예선의 반환점을 돌았다.
이날 레바논 시돈에서 열린 레바논과 원정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두 골을 넣고 2-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이란(승점 13·4승 1무)에 이어 A조 2위를 유지했다.
이란은 전반 37분 하산 알리 사드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갔으나 패색이 짙던 후반 46분 사르다르 아즈문의 동점 골에 이어 후반 50분 아흐마드 누롤라히의 역전 골이 터져 드라마 같은 승리를 완성했다. 다 잡았던 승리를 날린 레바논은 승점 5(1승 2무 2패)에 머물렀다.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A·B조 1, 2위는 본선에 직행한다. 조 3위끼리는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승자가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 카타르행 티켓 획득에 도전할 수 있다. 한국에 패한 FIFA 랭킹 71위 UAE는 3무 2패(승점 3)가 됐다.
한국 대표팀은 국내에서 이틀 동안 회복을 하고 14일 오전 출국해 17일 오전 0시 카타르 도하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6차전을 치른다.
벤투 감독은 부상으로 이번에 합류하지 못한 대표팀 붙박이 원톱 황의조(보르도) 대신 조규성을 최전방에 내세웠다. 측면 공격수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과 황희찬을, 2선 중앙에는 이재성(마인츠)과 황인범(카잔)을 배치했다. 중원은 정우영(알사드)에게 맡겼다.
종아리를 다쳐 대표팀에 뽑히지 못한 김영권(감바 오사카) 대신 권경원(성남)이 김민재(페네르바체)와 함께 중앙수비수로 호흡을 맞췄고, 김진수와 이용(이상 전북)이 좌우 풀백으로 나섰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시와)가 꼈다.
대표팀은 초반부터 원활한 연계 플레이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경기를 지배했다. 하지만 결실로 쉽게 이어가지 못했다.
전반 8분 손흥민의 왼쪽 코너킥에 이은 이재성의 헤딩슛이 옆 그물을 출렁였고, 2분 뒤 황인범의 중거리 슛은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 13분 손흥민의 오른쪽 코너킥을 조규성이 골 지역 오른쪽에서 헤딩으로 살짝 돌려놓았으나 골키퍼 품에 안겼다. 이어 조규성이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오른발슛을 날렸지만 왼쪽 골대 포스트를 맞고 나와 관중석에서 탄식이 터졌다.
손흥민은 전반 30분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황인범의 침투 패스를 받아낸 뒤 골키퍼까지 제치고 골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 옆으로 향했다.
여러 차례 기회에도 득점하지 못하던 대표팀은 결국 전반 36분 황희찬의 페널티킥으로 균형을 무너뜨렸다. 황인범이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UAE 알리 하산의 발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고 오른발로 가볍게 차넣었다.
전반 45분에는 손흥민이 미드필드부터 혼자 공을 몰고 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 슈팅까지 연결했으나 다시 골대를 맞고 나와 추가 득점 없이 전반을 끝냈다. 우리나라는 전반에 11개의 슈팅(유효슈팅 4개)을 시도했다. UAE는 유효슈팅 없이 단 하나의 슈팅만 기록했다.
벤투호는 후반에도 경기를 주도했다.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하며 기회를 노렸다. 상대 역습 상황에서 잠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후반 16분 타흐눈 알자비의 위협적인 왼발슛을 골키퍼 김승규가 몸을 던져 가까스로 막아냈다. 대표팀은 이후에도 계속 UAE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후반 29분 김진수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에 손흥민이 문전으로 쇄도하며 날린 헤딩슛이 이번에는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벤투 감독은 후반 31분 조규성을 빼고 송민규(전북)를 투입했다.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더욱 공격으로 나섰고, 송민규가 왼쪽 측면을 받쳤다.
후반 36분에는 지친 김민재를 박지수(김천)와 교체해 수비를 강화했다. 대표팀은 후반 38분 손흥민의 연이은 슈팅이 무위에 그치면서 끝내 UAE 골문을 더는 열지 못하고 한 골 차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