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22 시즌 객원 지휘자 초청…내년 5월까지 라보엠 지휘
▶ 한인 바리톤 강주원 12월3일 마르첼로로 메트 데뷔
SFO 음악감독인 김은선 지휘자가 9일 객원 지휘자로 메트오페라에 데뷔한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에서 미미와 로돌포로 호흡을 맞추는 소프라노 아니타 하르티히와 테너 찰스 카스트로노보. [사진=Marty Sohl /Met Opera]
‘금녀의 벽’을 깬 미국 메이저 오페라단 첫 여성지휘자로 기록된 한인 김은선 지휘자가 9일 세계적인 오페라단,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이하 메트 오페라)에 데뷔했다.
지난 8월부터 5년간의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음악감독을 맡은 김은선 지휘자는 메트 오페라의 2021~22 시즌 객원 지휘자로 초청돼 메트 오페라 관객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작품중 하나인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의 지휘봉을 잡으며 이번 시즌 메트 오페라를 지휘하는 5명의 여성 지휘자들중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날 링컨센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무대에 올려진 ‘라보엠’은 앙리 뮈르제의 소설 ‘보헤미안의 생활’을 바탕으로 푸치니가 네번째 오페라로 만들어 1896년 초연됐는데 파리 뒷골목에 사는 한 보헤미안 시인과 가난한 처녀의 아름답지만 슬픈 사랑을 배경으로 가난한 동료인 화가, 음악가, 철학가와의 우정을 담은 작품이다.
1막에서 주인공 로돌포와 미미의 만남에 등장하는 ‘그대의 찬 손’(Che gelida manina), ‘내 이름은 미미’(Si, mi chiamano Mimi) 등으로부터 4막의 ‘외투의 노래’ ‘이별의 노래’ 등 전체에 흐르는 아름다운 아리아들로 유명하다.
김은선 지휘자는 앞으로 올 시즌 11월13,17,20,26,29일과 12월3일, 내년 5월16, 20, 24, 27일 등 남은 10회 ‘라보엠’을 지휘하게 된다. 메트 오페라의 ‘라보엠’ 공연에서 김 지휘자와 호흡을 맞출 비운의 여주인공 ‘미미’역은 12월3일까지 공연하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아니타 하르티히와 내년 5월 4차례 미미로 공연하는 소프라노 엘레오노라 부라토가 맡았다.
김 지휘자가 무대에 서는 라보엠서 미미를 사랑하는 남자주인공인 가난한 시인 로돌포역은 찰스 카스트로노보(12월3일까지)와 유시프 에이바조프(2022년 5월)가 맡는다.
김 지휘자는 연세대 작곡과와 연세대학원 오케스트라 지휘과를 수석졸업했다. 이후 독일 슈투트가르트 음악대학 오페라지휘전공 최고연주자 과정을 최고점으로 졸업했다.
2008년 스페인 지휘자 헤수스 로페즈 코보스 주최 오페라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뒤 유럽과 북미에서 활발히 활약하며 2010년 마드리드의 왕립오페라극장(Teatro Real)에서 로시니의 희극 오페라‘랑스로 가는 여행(Il Viaggio A Reims)’을 지휘했다. 1858년 이사벨 여왕 2세 때 창립한 유서 깊은 이 극장에서 여성으로는 처음 지휘봉을 잡았다.
특히 2012년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에서 ‘라보엠’을 지휘한 뒤 현지에서 주목 받아왔다. 2013년에는 영국 국립오페라단(ENO)에 데뷔했다. 왕립오페라단과 함께 영국의 양대 오페라단으로 손꼽히는 115년 전통의 ENO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지휘를 맡았다.
2015년에는 독일 정상급 오페라단인 베를린 국립오페라와 드레스덴 젬퍼 오페라에 데뷔하기도 했다. 베를린 국립오페라 무대에 김 지휘자를 초청한 것은 세계적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이었다.
2017년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에서 베르디 오페라’라 트라비아타’를 지휘해 미국에 데뷔했다. 이 오페라단이 25년만에 처음으로 초청한 지휘자였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이어 북미에서 두 번째로 큰 오페라단인 샌프란시스코오페라(SFO)의 음악감독으로 지난 8월1일 공식 취임했다.
한편 12월3일 ‘라보엠’ 공연에서는 한인 바리톤 강주원이 화가 마르첼로로 노래, 메트 오페라 데뷔무대를 갖는다.
바리톤 강주원은 연세대 음대를 졸업, 맨하탄 음대 대학원을 나와 포트워스 오페라 멕케몬 콩쿠르 대상, 거다 리스너 국제 콩쿠르 우승, 팜비치 국제 콩쿠르 우승, 메트 오페라 콩쿠르 동부지역 우승 등 다수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플로리다 그랜드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제르몽,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세빌리야의 이발사’의 피가로 역으로 미 언론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이밖에도 시애틀 오페라, 오페라 노스 캐롤라이나,포트워스 오페라, 세인트루이스 오페라 애리조나 오페라 등에서 다수의 오페라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또 2016년 아일랜드 웩스포드 오페라에 도니제티의 오페라 ‘루덴츠의 마리아’에서 주연을 맡아 유럽 데뷔무대를 성공리에 마쳐 오페라 뉴스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LA 필하모닉과 함께 현존하는 미국 최고의 현대음악 작곡가인 존 애덤스의 오페라 ‘닉슨 인 차이나’에 주역으로 출연하여, LA 타임스로부터 ‘관객들을 숨죽이게 했다’는 평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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