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미국 가계 부채가 15조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공행진 중인 주택과 자동차 구입 비용에 따른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소비 심리 확대로 신용카드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이 가계 부채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9일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미국 내 가계 부채액은 15조 2,400억달러로 2분기에 비해 1.9% 상승해 2,860억달러가 증가한 액수이고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2%나 늘어난 수치다.
미국 가계 부채가 15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3분기는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시기였다. 치솟는 물가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델타 변이 확산 등으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기준으로 2%로 떨어진 상황이었다.
지난 3분기 가계 부채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이다. 모기지는 2.2% 증가해 10조7,000억달러를 기록했다. 3분기에 주택 판매 중간 가격이 40만4,700달러를 넘어서면서 19.9% 상승률을 보일 만큼 가격이 상승하다 보니 모기지 대출이 늘어난 데 따른 현상이다.
하지만 모기지가 늘기는 했지만 신용 위험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3분기 신규 모기지는 1조1,100억달러로 이중 3분의 2는 신용점수가 높은 가계의 대출이라는 점이 평가의 근거다.
이어 자동차 할부대출도 280억달러 늘어 2,860억달러에 달했고 학자금 대출은 140억달러가 증가해 1조5,800억달러로 집계됐다.
문제는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부채가 크게 늘었다는 데 있다. 고용 시장의 인력난으로 임금이 상승한 것이 연말 샤핑 시즌 시작이 맞물리면서 소비 증가로 신용카드 부채가 상승했다.
지난 3분기 신용카드 부채는 170억달러가 늘어난 8,000억달러. 코로나19 사태 기간 중에 신용카드 부채를 갚아 나갔던 미국 소비자들이 지난 3분기에 들어서면서 신용카드 부채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소비 회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2019년에 비해 신용카드 부채 규모가 적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뉴욕연방은행의 이동훈 연구원은 “팬데믹 규제가 완화되고, 이에 따라 소비도 다시 정상화되면서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부채가 팬데믹 이전 추세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코로나19 지원금의 당근책 효과가 사라지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과거의 소비 방식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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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