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청각, 몸의 평형 유지 등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내이(inner ear)의 유모세포(hair cell)를 공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의공학·과학 연구소(university's Institute for Medical Engineering and Science)의 리 게르케 박사 연구팀이 내이의 주요 세포 모델과 성인의 내이 조직을 이용,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30일 보도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그동안 난청(hearing loss), 이명(tinnitus), 이석증(vertigo)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도들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내이의 주요 세포 모델을 만들어 연구를 진행했다.
내이의 주요 세포 모델은 인간의 피부세포를 특정 유전자 주입을 통해 유도 만능줄기세포(iPS: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로 환원시킨 뒤 이를 내이의 유모세포, 지지세포(supporting cell), 신경세포, 슈반 세포(Schwann cell) 등으로 분화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이 세포들을 2차원 배열 또는 3차원 오가노이드(organoid)로 배양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내이에 있는 세포 중 유모세포와 슈반 세포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의 세포 속으로 진입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인 안지오텐신 전환효소-2(ACE2: angiotensin-converting enzyme-2)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다시 말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내이를 감염시킬 수 있다는 증거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내이의 다른 세포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취약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내이의 달팽이관에 있는 유모세포는 소리의 강약 차이를 구분하고 소리 정보를 전기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유모세포가 손상되면 난청이 발생한다.
슈반 세포는 내이의 전정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말초신경 세포다.
전정신경은 우리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전정신경은 우리가 머리를 돌리거나 몸을 움직일 때 회전운동을 감지하고 뇌의 중추신경계와 정보를 주고받아 몸의 평형을 유지하게 한다. 따라서 전정기관에 문제가 생기면 어지럽거나 빙글빙글 도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귀로 침투하는 통로는 중이(middle ear)가 코와 연결되는 이관(耳管)으로 생각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또 청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작은 구멍을 통해 코로부터 빠져나와 뇌로 들어간 다음 내이와 연결되는 신경을 포함, 뇌 신경을 감염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가 발행하는 '커뮤니케이션 메디신'(Communications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