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쌍둥이 서봉 인적 없어 전인미답 원시림 분위기

2021-10-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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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가이드 Twin Peaks ( 7,761’) (2) From Buckhorn Day Use Area

쌍둥이 서봉 인적 없어 전인미답 원시림 분위기

가까이에서 본 Twin Peaks.

쌍둥이 서봉 인적 없어 전인미답 원시림 분위기

Twin Peaks 서봉의 정상풍경.


이곳에서 우리의 산행목표인 Twin Peaks의 East Peak까지는 아직 3.1마일의 거리가 남았다. 남쪽인 왼편 가까이로 낙타 등의 혹처럼 쌍봉인 Twin Peaks가 우뚝한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 정션의 고도에 비해 불과 100’ 정도가 높은 Twin Peaks의 동봉이 아주 낮아 보인다. 등산길은 서쪽으로 곧게 나아가는데, 곧이어 지그재그로 Mt. Waterman의 남쪽 기슭을 내려가는 모양이 된다.

3.25마일이 되는 지점에 이르면 다시 길이 갈라진다. Three Points Trail Junction이다. 고도 약 7300’ 지점이다. 우리는 직진이 아닌 왼쪽으로 바짝 꺾이는 길을 따르는데, 꼬불꼬불 내려가다 보면 아주 작은 물줄기를 만나게 된다. 고도 약 7000’정도가 되는 곳으로 건기가 아니라면 대개는 간단히 손을 씻을 수 있는 정도의 물웅덩이를 볼 수 있다.

Twin Peaks 의 봉우리는 이제 바로 코 앞이다. 소나무와 전나무가 무성한 가운데 드문드문 있는 거구의 Sequoia Tree 지대를 지나가면, Twin Peaks Saddle 이라는 안내판이 있다. 4.0마일에 해발고도 6570‘인 곳이다. 여기서 부터는 다시 오름길이 되는데 곧이어 ‘Heliport 0.25마일’이라고 쓰인 이정표(6675’)를 지난다.


정상은 이제 0.9마일의 거리에 1100’정도의 순등반고도가 되니, 매우 가파르게 올라가는 구간이라고 말 할 수 있겠다. 이따금 경사가 급하고 흙이 무른 곳에서는 발이 뒤로 미끌어지기도 한다. 이윽고 동봉의 정상이 바로 지호지간인 동봉쪽의 미미한Saddle(6650’)에 닿는다. 오른쪽으로 계속 가면 본격적인 Saddle을 지나서 서봉에 오르게 되는데, 우리는 먼저 왼쪽으로 올라간다.

5.3마일의 거리가 되는 동봉 정상(7761’)은 그리 넓지도 좁지도 않은 다소 평평한 지형인데, 소나무들과 바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다소 산만한 형국이다. 자리를 잡고 앉기 전에 정상의 동쪽 끝과 남쪽 끝으로 조금 더 다가가서 잠시 발아래로 펼쳐지는 전망을 즐기도록 하자. 동쪽은 San Gabriel River 의 North Fork 을 이루는 Bear Creek 이 흐르는 Mt. Islip 과 Crystal Lake 쪽이다.

남쪽은 Devil’s Canyon 을 거쳐 내려오는 West Fork 과 그 물을 담아두는 Cogswell Dam 이 있는 쪽이며, 지금 우리가 서있는 이곳이 San Gabriel 산맥의 가장 중심위치이며 가장 인적이 드문 곳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산에 임하여 혹, 체력과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서봉(7596’)에도 올라가 보자. 동봉의 정상에서 약 0.8마일의 거리가 되며, 약 30분 내외면 오를 수 있는데, 동봉에 오르는 등산인 중에 서봉에도 오르는 경우는 열에 하나를 밑도는 적은 수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인적이 거의 없어 전인미답의 원시림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등산로가 분명한 것은 아니나, 잘 살피면 희미하나마 발자취들을 찾을 수 있으며, 또 능선의 고점을 따라간다는 요령으로 올라가면, 서봉 정상을 찾아 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서봉 정상의 큰 바위 위에 등정기록부가 비치되어 있는데, 오르는 이가 많지 않아서인지 1967년 부터의 서명을 볼 수 있다. 하산할 때에는 지름길을 생각지 말고, 올라온 자취를 따라 그대로 동쪽으로 되돌아 와서 동봉에 오르는 본 등산로를 만난 다음에 이 등산로를 따라 차분히 하산하는 것이 더욱 안전하겠다.

■사족

이 Twin Peaks의 동봉정상에서 Smith Mountain쪽인 동남방향으로 흘러내리는 줄기를 따라 100m쯤을 내려가서, 산줄기의 저 아래쪽 멀리를 잘 살피면 등산매니아들이 ‘세 쌍동이 바위’(Triplet Rocks; 6151’)라 부르는 바위를 조망할 수 있다.


2019년 5월에 바위를 잘 타는 젊은 한인후배 셋과 함께 이 바위를 올랐었는데, 동봉정상에서 부터 편도 3.2마일, 왕복 6.4마일의 거리였고, 이 6.4마일구간에서만 14시간이 소요된 대단히 위태롭고 지난한 여정이었다.

Buckhorn Day Use Area부터는 총 19시간반이 걸렸었는데, 이 루트의 산행을 하려면 가족들을 위해서 미리 생명보험금을 증액해 놓을 것이 적극 추천된다는 우스갯말이 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정진옥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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