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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수분덩어리 ‘대기의 강’ 내린다

2021-10-23 (토) 김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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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25일 북가주 거쳐 중가주 지나며 많은 비

3년째 계속되는 극심한 가뭄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캘리포니아가 신음을 하고 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19일 지난 7월에 선언한 긴급가뭄사태를 연장했다. 그런데 24-25일에 오랜 만에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이 북가주와 중가주를 지나면서 비 다운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발표됐다.

대기를 지나는 거대한 수분 덩어리인 ‘대기의 강’은 베이지역에 상당량의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의 강’이란 용어는 자주 들어봤지만 정작 그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형성되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기상학자인 데이비드 비가는 ‘대기의 강’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가 직접 볼 수 없는 대기에는 여러 가지 현상이 발생한다. ‘대기의 강’은 더운 기후 때문에 적도 근처의 바다에서 엄청난 양의 수분이 대기 상에 증발되면서 생긴다. 이와 같이 대기 상에 증발된 수분은 폭 250-375피트의 거대한 띠를 형성에 극 지방으로 움직이게 된다. ‘대기의 강’은 실제로 ‘강(river)’은 아니지만 하루 평균 10조 5천억 갤론의 엄청난 양의 수분을 이동시키고 있다. 이 정도의 수량은 미시시피 강 수량의 20-25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국립해양기상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에 의하면 ‘대기의 강’은 전 세계, 특히 미서부 지역에 필요한 비를 내리게 하거나 홍수를 초래하는 주요한 현상이다. 그런데 ‘대기의 강’이 다량의 비나 눈을 내리게 하는 원인은 이 수분 띠가 약 1만 피트 높이의 저공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보통 3만 피트 높이를 비행하기 때문에 ‘대기의 강’이 얼마나 낮게 움직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대기의 강’이 대기 상의 차가운 기운을 만나면 물로 변해 지상에 엄청난 양의 비나 눈을 내리게 하는 것이다.

하와이 근처에서 만들어진 ‘대기의 강’은 미국 본토로 움직이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변하지만 주로 북서부 지역에 영향을 끼친다. 이번에 다가오는 ‘대기의 강’은 주로 북가주와 중가주에 영향을 미쳐 7인치 정도의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비드 비가는 ‘대기의 강’은 넓지 않은 수분 띠이고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정확히 어느 지역에 어느 정도의 비를 내리게 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수년째 가뭄에 시달려온 캘리포니아에는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로 되겠지만 산불 피해 지역은 산사태가 날 가능성도 많다.

<김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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