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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고 탈 많은’ 한국학교 지원금

2021-10-13 (수)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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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총영사관 62개교에 62만6천달러 지원, 학생수 부풀린 학교에 1년여만에 재지원

▶ 폐교처리된 학교 3년간 지원금 못받아, 일부학교 학생수 교사수 의문 들기도

“이번엔 좀 더 생각했습니다”

한 한국학교 교장은 “전임 우창숙 교육원장이 재외동포재단의 한국학교 지원금을 줄 때 자기 돈도 아닌데 ‘이번엔 좀 더 생각했다”라며 인심 쓰듯, 생색내듯 지원금을 줬다”면서 “재외동포재단의 한국학교 지원금을 우편으로 일괄 배송하면 되는데 (전임 교육원장이) 꼭 직접 만나서 주려고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규모도 크고, 학생수가 증가한 N한국학교는 지원금이 줄자 이의신청을 한 끝에 지원금을 올려받은 반면 학생수가 줄어든 학교는 오히려 지원금이 늘어난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몇몇 한국학교는 학생수에 비해 지원금이 많이 나와 안절부절했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물론 한국학교 지원금을 두고 친분에 따른 지원금 특혜란 구설은 비단 전임 교육원장대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우창숙 교육원장대에 이런 불만이 높았다는 것이다.

한편 8월 중순 부임한 강완희 신임 SF교육원장은 SF총영사관 관할 67개교를 대상으로 지원금 64만5,500달러를 받았으나 크로스포인트(새크라멘토, 현재 휴교중), 솔트레이크(유타, 휴교중), 스탁턴 반석 한국학교, 신규등록한 바람, 훈민정음 한국학교 등 5개교를 제외한 62개교에 지난 7월 62만6천달러가 지원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9년 학생수를 부풀려 재외동포재단 지원금을 반납한 실리콘밸리 지역의 A한국학교(2019년 8월 24일 보도 참조)는 올해 다시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외동포재단의 이상학 차장(한글학교 운영비 지원 업무)은 1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공관의 재지원 요청 의견에 따라 올해 A한국학교의 지원금이 예년금액의 50% 수준으로 지원됐다”면서 “학생수를 부풀려 받은 환수금액은 3년치에 해당하는 2만5천달러로 두세번에 걸쳐 환수받았다”고 말했다. 또 지원금 환수를 받은 학교에 대해 몇년간 지원금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규정은 없다면서 이는 공관의 지원 요청에 따라 결정되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또 스탁턴 반석한국학교(교장 송지은)의 경우는 3년간 폐교 처리돼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 송지은 교장은 “지원금 신청 기준 미만이라 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았더니 전임 우 원장이 3년간 폐교 처리를 해놓아서 올해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면서 “실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우 원장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송 교장은 현재 학생수 17명, 교사수 4명으로 하이브리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19년 연말에 개별 한글학교가 스터디코리안넷(http://study.korean.net)에 작성한 ‘2020년 SF총영사관 관할 한글학교 현황조사서’에 따르면 학생수와 교사수에 의문이 드는 학교들도 있었다.
‘말 많고 탈 많은’ 한국학교 지원금

‘말 많고 탈 많은’ 한국학교 지원금

IYF산호세 한국학교(교장 김민준)의 경우 학생수 570명에 교사수는 4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강 신임 교육원장은 “이 학교는 올해 8월말 교과서 신청시 학생수 298명, 교사 8명으로 보고했다”면서 “이 학교는 비한인이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본보는 이 학교 교장에게 확인 요청 이메일을 보냈으나 회신을 받지 못했다.

빛의나라한국학교의 경우는 학생수 67명, 교사수 27명으로 기록됐다. 이에 대해 김언정 빛의나라한국학교 교장은 “교장을 맡은 지 얼마 안됐다”면서 “현재는 학생수 85명에 교사수 11명인데, (스터디코리안넷에 보고시) 보조교사, 자원봉사자까지 모두 합쳐서 기록해 교사수가 27명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2021년 봄 새하늘한국학교(교장 한희영), 요셉한국학교(교장 조신숙), 밸리한국학교(교장 최희숙)가 폐교했고, 새크라멘토한인천주교 한국학교는 2019년 폐교했다. 특히 2005년 개교해 모범적인 학교로 꼽힌 새하늘한국학교가 렌트비 부담과 학생수 감소로 폐교한 것을 두고 재외동포재단과 교육원의 지원이 아쉽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또 2021년 봄학기를 마치고 휴교중인 학교는 콩코드한국학교(안혜남 목사), 산호세한국학교(교장 김은영), 크로스포인트한국학교(교장 한광일)로 나타났다.

이밖에 북가주협의회에 소속되지 않은 학교중 지난 5년간 폐교된 학교들은 4~5개교에 이른다. 협의회 소속 어메이즈은혜한글학교(교장 장은영)도 2017년 폐교됐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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