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물림

2021-10-08 (금) 12:00:00 신혜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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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혜원 변호사의 H법정드라마

최근에 미국 POP 가수, BRITNEY SPEARS의 법정 후견인 혹은 대리인 소송(CONSERVATORSHIP)에서 그녀와 아버지 간의 법적 투쟁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법에 의하면, 법정 후견인 소송이란, 질병, 장애, 노령의 사유로 인해 개인이 정신적 제약이 있어 자신의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할 경우, 가족이나 일정한 자들의 법적 청구에 따라, 법원이 개인의 사무를 대신하여 줄 후견인을 선임하는 절차, 소송을 말합니다. 흔히, 치매, 정신 질환, 약물 중독으로 인해 개인의 사고 판단 능력이 결여되었을 경우, 일반적으로 가족 중 한 사람이 개인의 법적 후견인이 되고, 개인의 재산, 신상보호에 관한 결정 및 사무를 대신하게 됩니다.

BRITNEY의 경우, 그녀의 약물 중독 및 공공 장소에서의 잇따른 기이한 행동으로 정신 건강 상태가 심히 우려되는 가운데, 법정 후견인 소송이 법원에 제기되었고, 그녀의 아버지가 법적 후견인으로 선임되었습니다. 그 후, 13년동안, 아버지가 BRITNEY의 재산, 가수활동에 관한 결정 및 관리는 물론, 그녀가 누구와 데이트 할 것인지, 부엌 캐비닛의 색깔은 어떤 색이 되어야 하는 것 까지도 통제하고, 결정했다 합니다.


자, 어린 아이도 아니고 성인이, 다시금 부모의 이런 통제와 지시를 따라야 한다는 것은, 정말 완전히 미쳐서 아무런 사고, 분별력이 없지 않는 한, 극도로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BRITNEY는 예전에도 아버지가 법적 후견인으로서 지나치게 강압적이고 그녀를 컨트롤하려는 것에 대한 반대의 소리를 높였으나, 그때마다, 아버지의 변호사팀과의 법적 소송에서 이기지 못하다, 드디어 최근에 아버지와의 후견인 관계를 종료시키는 법원의 명령을 성공적으로 받아낸 것입니다. 이로써, BRITNEY는, 아버지의 권한 대행에서 벗어나 다시금‘자유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친 BRITNEY후견인 소송은, BRITNEY 가족간의 또 다른 숨겨진 갈등, 충돌, 아픔을 들추어 내게 됩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BRITNEY 아버지 또한 너무나 불행한 성장기와 아픔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아버지 역시 자식에게 매우 엄격하고 강압적이었으며, 그가 13세살이었을때, 그의 어머니가 자살을 하는 비극이 발생했습니다. 그 후, 그는 마약, 알코올 중독, 난폭한 행동, 이혼 등 계속 힘든 삶을 살게 됩니다.

이러한 BRITNEY 아버지의 불안정한 상태는 당연히 어린 BRITNEY 성장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고, 부녀 간의 관계에서는 아버지의 빈 자리가 너무 컸다 합니다. 성인이 된 BRITNEY는 가수가 되어 유명인이 되지만, 이혼 소송 과정에서, 마약 복용, 공공 장소에서의 난폭한 행동, 머리를 삭발하는 등의 잇따른 기이한 행동으로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자녀 양육권마저 뺏기는 지경에 이릅니다. 이 때,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를‘구하려는’ 목적으로 법적 후견인 신청을 하게 되고, 부녀 간에 13년이라는 길고 긴 법적 충돌과 투쟁이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자, 이 칼럼에서, 단지 미국 유명 POP STAR의 개인사에 대해,‘어머머, 이랬다더라, 저랬다더라’ 식의 수다나 GOSSIP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26년간을 이혼 변호사로 일해오며, 필자는 BRITNEY와 그녀 아버지의 얘기를 우리 한인 가정 이혼 상담에서, 매일 보고 듣곤 합니다.‘그 집안이 원래, 시아버지가 이런 사람이었고, 친정 엄마가 저런 사람이었고. 매일 안 좋은 것만 보고 듣고 자라서 결국 내 남편, 내 마누라가 알코올 중독이 되었고, 도박 중독이 되었고, 바람둥이가 되었고, 가정폭력자가 되었고. 부모한테 맞고 자라서 절대로 저런 부모 되지 말아야지 이를 갈았다 하더니, 결국 결혼해서 자기 마누라, 남편, 자식 때리는 똑같은 부모가 되었고. 그래서 우리 애들이 마약을 하고, 학교에서 문제아가 되었고…’

사람이 환경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같은 환경이 모두 같은 사람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병들은 정신 건강, 악습관은 반드시 각고의 노력으로,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 고치고 끊어내야 합니다. 그래서, 내 인생의 불행을 넘어서, 내 자식들이 나로 인해 또 다른 불행한 삶의 주인공이 되는 것을 막아야합니다.

<신혜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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