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할리웃 노조, 128년만에 대규모 파업 예고

2021-10-06 (수) 12:00:00
크게 작게

▶ 근로 환경 개선·임금 인상 등 연예산업노조 처우 개선 요구

약 15만 명의 영화·TV프로그램 노동자가 가입한 미국 연예산업노조(IATSE)가 설립 128년만에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한다. 노조는 넷플리스, 애플,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커지면서 노동강도가 급격하게 증가한 데 따른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지난 1~3일 실시한 투표에서 올해 업무 재계약 대상 조합원 6만 명 중 98% 이상이 파업에 찬성했다고 4일 발표했다. 투표 참여율도 90%에 육박했다. 파업을 강행할 경우 할리웃 영화, 드라마, TV쇼 제작이 모두 중단된다.

파업 배경으로는 최근 몇 년간 OTT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제작 환경이 악화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회계감사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OTT 시장규모는 2019년 460억 달러에서 지난해 580억 달러로 26%가량 성장했다.


반면 업계 노동자들은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는 등 제작 환경은 크게 나빠졌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여파로 OTT 수요가 급증하면서 노동 강도는 더 세졌다. 노조 측은 “대형 미디어 기업들이 수 조 달러를 벌어들이는 동안 제작진들은 수면, 식사시간, 생활임금 등 기본적인 요소들을 전혀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임금수준도 낮다. LA의 생활임금은 시간당 19.35달러(1인 가구 기준)지만 OTT 제작진들의 초봉은 시간당 15~18달러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