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이상한 시선으로 물건을 쳐다보는 행동도 자폐스펙트럼장애(ASD: autism spectrum disorder)의 예고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대학 마인드 연구소(MIND Institute: Medical Investigation of Neurodevelopmental Disorders Institute)의 미건 밀러 정신의학·행동과학 교수 연구팀은 생후 9개월 이후부터 특이한 방법으로 어떤 물건을 살펴보는 아기는 나중 ASD로 진단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25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그런 아기가 물건을 바라보는 4가지 특이한 관찰 모습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 물건을 곁눈질로 쳐다본다.
▲ 물건을 얼굴에 아주 가까이 갖다 대고 본다.
▲ 물건을 한쪽 눈을 감고 본다.
▲ 물건을 10초 이상 뚫어지게 본다.
생후 9개월부터 시작되는 이러한 행동은 그로부터 12개월 동안 나타나는 사회행동을 예고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영아가 사물에 지나치게 눈의 초점을 맞추는 것(over-focus)은 그만큼 사람에 대한 관심이 적음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가설이 있다. 따라서 이 연구 결과는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물건을 비정상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ASD의 중요한 증상의 하나인 사회성 결핍에 앞서 나타나는 선행 표지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형 또는 언니가 ASD라서 자신도 ASD 위험이 높은 영아 89명과 ASD 형이나 언니가 없어 ASD 위험이 낮은 영아 58명을 대상으로 생후 9, 12, 15, 18, 24, 36개월이 되었을 때 어떤 방법으로 물건을 가지고 노는지를 살펴봤다.
다른 사람과 얼마나 눈을 자주 맞추는지, 다른 사람을 향해 얼마나 자주 웃는지 그리고 전반적인 사회적 반응 등 사회행동도 평가했다.
이와 함께 이상한 시선으로 물건을 살펴보는 행동이 얼마나 잦은지도 관찰했다.
생후 36개월이 됐을 때 연구팀은 이 아기들을 ▲ASD 고위험군(72명) ▲ASD 저위험군(58명) ▲ASD 판정(17명)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이 중 ASD로 판정된 아이들은 이상한 시선으로 물건을 관찰하는 행동이 가장 뚜렷하고 지속적이며 또 가장 일찍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아이들은 생후 9개월 때부터 다른 그룹 아이들보다 이러한 행동이 잦았고 그 이후에도 계속 이러한 행동의 빈도가 높았다.
이 결과는 이상한 방법으로 물건을 살펴보는 행동을 ASD의 조기 검사와 진단 도구에 추가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리학회(APA: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학술지 '이상 심리학 저널'(Journal of Abnormal Psych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