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국가대표 김수현이 1일(현지시간)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역도 76kg급 용상 1차 시기에서 바벨을 들어 올리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김수현(26·인천광역시청)은 거듭 "죄송하고 창피하다"고 했다.
아쉬운 판정 속에 용상에서 기록을 내지 못해 실격 판정을 받은 김수현은 눈물을 흘리고, 사과하고, 다시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김수현은 꾸준히 국제대회를 치러 랭킹포인트 6위로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자랑스러운 국가대표다.
결과에 아쉬움은 남지만, 누구도 김수현을 질책하지 않는다.
김수현은 1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76㎏급 A그룹 경기에서 인상 106㎏을 들었지만, 용상 1∼3차 시기에서 모두 실패해 실격했다.
이날 김수현은 인상 1차 시기에서 106㎏을 든 뒤 2차 109㎏과 3차 110㎏을 모두 들지 못했다.
용상에서는 3번 주어진 기회에서 138㎏(1차 시기)과 140㎏(2, 3차 시기)을 모두 실패했다.
사실 용상 1차 시기에서 김수현은 바벨을 머리 위로 들었다. 2차 시기에서도 140㎏의 바벨을 들었다.
그러나 두 번의 시기 모두 실격 판정이 나왔다. 다른 국제대회에서는 '굿 리프트(성공)' 판정을 받은 동작이어서 김수현은 더 의아해했다.
이날 동메달을 딴 아레미 푸엔테스(멕시코)의 합계 기록은 245㎏이었다.
부질없는 가정이 됐지만, 김수현이 용상에서 140㎏을 들었다면 합계 246㎏으로 동메달을 딸 수 있었다.
경기 뒤 만난 김수현은 눈물을 꾹 누르려고 애썼다. 그러나 아쉬움과 미안함에 눈물이 터져 나왔다.
한참 동안 울먹이던 그는 "제가 너무 부족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김수현은 "내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장)미란 언니가 활약할 때만큼은 아니어도, 우리 역도를 조금이나마 알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열심히 훈련했고, 오늘 몸 상태도 좋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아쉽게도, 김수현은 실격 처리됐다.
그는 "창피하다. 내가 너무 작아진 느낌"이라며 "나를 개인적으로 모르시는 분도 응원하셨을 텐데 이런 모습을 보여 부끄럽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김수현은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
김수현은 중학교 2학년이던 2008년 8월 16일, 장미란이 베이징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에서 인상 140㎏, 용상 186㎏을 들어 당시 세계 신기록인 합계 326㎏으로 우승하는 장면을 보고 역도에 입문했다.
지금도 역도를 무척 좋아한다.
김수현은 "운동을 늦게 시작했고, 이제 처음 올림픽을 치렀다"며 "10년은 더 운동할 생각이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 꼭 출전하겠다. 그때는 누가 봐도 '성공'으로 판정하는 완벽한 동작으로 바벨을 들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