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체 투입 뒤 대승 쐐기 박는 축포 두 방… “페널티킥은 제가 찬다고 했어요”
25일(현지시간) 오후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 대한민국 대 루마니아 경기. 멀티골을 넣은 이강인. [로이터=사진제공]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에 출전한 '김학범호'의 유일한 2000년대생 이강인(20·발렌시아)이 '막내 형'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존재감으로 생애 첫 올림픽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이강인은 25일(현지시간) 일본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루마니아와의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후반 39분 페널티킥 추가 골과 후반 45분 쐐기 골로 한국의 4-0 대승에 앞장섰다.
이날 벤치에서 시작, 후반 33분 황의조(보르도)를 대신해 투입돼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선 이강인은 추가 시간까지 약 15분 동안 활발히 그라운드를 누비며 멀티 골을 적립했다.
후반 39분 팀의 세 번째 골은 설영우(울산)가 따낸 페널티킥을 왼발로 침착하게 넣어 뽑아냈고, 마지막 완승 축포는 강윤성(제주)의 패스를 논스톱 왼발 슛으로 마무리해 넣었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남자 축구 대표팀 중 가장 주목받는 스타인 이강인은 뉴질랜드와의 1차전엔 선발로 출전했으나 팀이 전체적으로 과정과 결과 모두 아쉬움을 남긴 가운데 이렇다 할 활약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반드시 잡아야 했던 이날 루마니아전에선 짧은 시간에도 제 몫을 해내며 좋아하는 '형들'과 함께 웃었다.
경기를 마치고 이강인은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서 행복하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저뿐 아니라 팀이 행복하다"고 기쁨을 전했다.
그는 "초반부터 형들이 열심히 뛰어주고, 바깥에 있는 선수들도 파이팅해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형들에게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자신의 골에 대해서도 이강인은 "솔직히 말해서 제가 한 게 하나도 없다. 형들이 만들어준 거고, 저는 발을 갖다 대기만 했다"고 밝혔다.
페널티킥 땐 "자신 있어서 제가 찬다고 했더니 형들이 착하게 다 차게 해줬다. 형들에게 물어봤더니 믿는다고 해서 자신 있게 찼다"며 재차 "고맙다"고 했다.
선발로 나서지 못한 것은 '감독님의 선택'이라고 잘라 말했다.
"선수로서 뛰고 싶은 게 정상이지만, 제일 중요한 건 승리"라며 "감독님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뛰고 안 뛰는 것보다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발표된 출사표에서 '제가 웃게 해드릴게요'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던 이강인은 8강 진출 여부가 가려질 28일 온두라스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승리로 팬들을 웃게 할 참이다.
"첫 경기부터 자신감은 있었다"는 그는 "온두라스전이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열심히 잘 준비해 좋은 경기하겠다. 많이 응원 부탁드린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