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코비치 우승하면 페더러·나달과 메이저 20회 동률
▶ 최근 상승세 권순우, 윔블던 본선 첫 승 노린다
2019년 윔블던 우승 후 포즈를 취한 조코비치. [로이터]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28일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 잉글랜드 론 테니스 앤드 크로케 클럽에서 개막한다.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유일한 잔디 코트 대회인 윔블던은 2년 만에 열리게 됐다.
지난해 대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됐는데 이는 세계 2차 대전의 영향으로 대회가 열리지 못한 1945년 이후 75년 만의 일이었다.
올해 대회는 개막 후 올 잉글랜드 클럽 관중 수용 인원 50% 정도의 팬들을 입장시킬 예정이며 남녀 단식 결승에는 센터 코트 수용 인원의 100%인 1만5천 명이 경기를 직접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년 만에 열리는 윔블던에서 팬들의 관심은 남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에게 쏠려 있다. 조코비치는 2주 전에 끝난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프랑스오픈을 제패, 개인 통산 19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조코비치가 우승하면 20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르며 이는 로저 페더러(8위·스위스),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과 동률이 된다.
나달은 올해 윔블던에 불참하고, 페더러 역시 최근 내림세가 뚜렷해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에서 역대 세 번째 메이저 20번째 우승 기록을 달성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또 조코비치가 우승하면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 이어 메이저 3개 대회를 휩쓸게 된다.
이후 올해 남은 메이저급 대회는 7월 도쿄 올림픽, 8월 US오픈이 있다.
아직 남자 테니스에서 한 해에 4대 메이저와 올림픽을 석권하는 ‘골든 그랜드 슬램’이 나온 적이 없는데 조코비치가 윔블던에서 우승할 경우 올해 대기록 달성 가능성이 한층 커진다.
여자 단식에서는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1988년에 4대 메이저와 서울 올림픽을 휩쓴 적이 있다.
조코비치는 윔블던에서 2011년과 2014년, 2015년, 2018년, 2019년 등 다섯 차례 우승했고, 올해 3연패에 도전한다.
다만 조코비치는 2016년에도 호주오픈, 프랑스오픈을 차례로 우승하며 ‘골든 그랜드 슬램’ 가능성을 부풀렸으나 윔블던 3회전에서 탈락했고, 이어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US오픈에서도 우승하지 못했다.
올해 조코비치의 독주에 제동을 걸 후보로는 페더러와 20대 선수들인 다닐 메드베데프(2위·러시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4위·그리스), 알렉산더 츠베레프(6위·독일) 등이 거론된다.
페더러는 윔블던 8회 우승으로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17년 이후 4년 만에 패권 탈환을 노리는 페더러는 이달 초 프랑스오픈에서도 16강전을 앞두고 몸 상태를 이유로 기권했는데 주위에서는 ‘윔블던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잇달았다.
다만 이후로도 잔디 코트 대회인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노벤티오픈 2회전에서 탈락하는 등 올해 40세 나이에 따른 내림세가 걱정이다.
메이저 대회에서 나란히 준우승이 최고 성적인 메드베데프(2019년 US오픈·2021년 호주오픈)와 치치파스(2021년 프랑스오픈)는 윔블던에서 그동안 성적이 별로 좋지 못했다.
메드베데프는 3회전(32강)이 최고 성적이고, 치치파스는 세 번 출전해 두 번이나 1회전에서 탈락했다. 2018년 16강이 최고 성적이다.
2020년 US오픈에서 준우승한 츠베레프 역시 윔블던에서는 2017년 16강이 가장 좋은 성적이다.
클레이코트에 강한 나달과 도미니크 팀(5위·오스트리아)은 이번 대회에 불참한다.
여자부에서는 세계 랭킹 2위 오사카 나오미(일본)가 역시 불참하는 가운데 애슐리 바티(1위·호주), 시모나 할레프(3위·루마니아), 세리나 윌리엄스(8위·미국) 등이 우승 후보로 꼽힌다.
2018년과 2019년에 연달아 준우승한 윌리엄스는 이번 대회를 제패하면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24회 우승으로 이 부문 단독 1위가 될 수 있다.
최근 윔블던 여자 단식은 2016년 윌리엄스, 2017년 가르비녜 무구루사(13위·스페인), 2018년 안젤리크 케르버(28위·독일), 2019년 할레프 등 해마다 우승자 얼굴이 바뀌었다.
한국 선수로는 권순우(77위·당진시청)가 남자 단식에 출전한다.
권순우는 이달 초 끝난 프랑스오픈에서 개인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인 32강에 올라 상승세다.
현재 영국 이스트본에서 진행 중인 ATP 투어 바이킹 인터내셔널에서도 개인 첫 투어 4강을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윔블던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본선 대진은 한국 시간으로 25일 오후 6시 이후로 정해진다.
올해 대회 총상금은 3천501만6천 파운드, 남녀 단식 우승 상금은 170만 파운드(약 26억8천만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