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19 위기가 기회를 가져왔다...실리콘밸리 경제, 펜데믹 후유증 벗어나 도약 준비
▶ 재택근무로 전자상거래· 원격의료·화상회의 기술 호황...인력에도 유연성 생기고 풍부한 자금, 시장까지 갖춰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팬데믹 상황에서도 여전히 채용을 진행하고 있었고 특히 원격근무로 기업들은 해외 인력들을 포함해 전 지역에 퍼져 있는 인력들을 고용했다.
지난 2020년은 코로나 펜데믹에 따른 경제 침체로 모두가 잊고 싶을 정도로 힘든 한 해였다. 수재들의 멜팅팟(인종의 용광로)으로 불리는 실리콘밸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재택근무라는 새로운 업무 환경의 도입은 뉴노멀의 도전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근무 형태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클라우드 플랫폼, 커뮤니케이션 툴, 온라인 이벤트 페이지 등 다양한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활성화시켰고 비디오 미팅, 온라인 업무협력을 가능케 해주는 ‘줌’ 등의 폭증은 팬데믹 현상에 따른 변화로 이어졌다. 이렇듯 특정 산업은 급격한 성장성을 보이는 반면 일부 산업은 재기가 불가능할 정도의 타격을 받았다. 이제 산업의 지형을 재편하는 코로나 백신 등 게임 체인저의 등장으로 수십 년 동안 기술 혁신의 진원지로 존재해 왔던 실리콘밸리도 움츠림을 떨쳐버리고 서서히 도약의 나래를 펴고 있다.
======
지난 20년 동안 실리콘밸리는 기술 우위성의 혜택을 누려왔다.
지역의 독특한 창업 정신과 기업문화, 풍부한 자본, 스마트 폰의 도래, 그리고 기업 중심의 규제 완화로 호황을 맞았다. 사실 이런 기술 기업들의 호황은 팬데믹에서도 지칠 줄을 몰랐다. 전자상거래, 온라인 결제, 원격의료, 화상회의 등의 기술이 가속화되면서 아마존을 비롯해 구글, 페이스북, 애플로 대표되는 기술 기업들의 가치는 코로나 19 전염병 상황 속에서도 글로벌 혁신거점으로 여전히 그 위상을 자랑했다.
물론 실리콘밸리조차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반등할 것으로 예측되며 몇 가지 징후를 살펴본다.
1.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
팬데믹은 우리 사회를 재구성하고 있다. 또한 사람들이 살고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코로나가 발생한 동안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애플을 포함한 기술 허브의 가장 큰 회사들이 원격 작업으로 전환한 첫 번째 회사들이었다. 이 회사들의 직원들은 다른 주나 몇 시간 떨어진 교외로 이사했다
기업들과 근로자들이 1년 이상 재택근무를 한 후 그들이 원하는 사무실의 종류를 계산하기 시작하면서 기술 산업의 큰 회사들은 원격 근무로의 전환에 공감을 보였고 기술 인재들은 지난 1년 동안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그렇지만 직원의 반 이상은 일주일에 며칠씩 나오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호한다. 이로 인해 완전히 새로운 기업 문화가 각광받고 있다. 이는 모든 것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과정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의미이며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서의 기술 기업들은 더 한층 발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2. 창업 정신
실리콘밸리 지역이 글로벌 혁신 중심지로 도약한 이유는 대기업에 속하기보다는 자기만의 기술과 기업 환경을 갖고 싶어 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엔지니어들의 자발적 도전 과정에 기인한다. 창업 기업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모인 인재들과 자본을 갖춘 벤처캐피탈의 도움을 받아 큰 회사로 성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실리콘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으로 해외 인력 채용이 제한되고, 투자 감소로 압박을 받았지만 바이든 정부의 이민정책 완화로 앞으로도 뛰어난 기술 인력들의 도입에 따른 실리콘밸리의 창업 정신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적 부진과 투자 감소로 창업 기업들이 직원들을 해고하거나 파산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으나 대기업에서의 인력 흡수와 계속되는 창업에의 도전으로 그 열기는 계속 뜨거워지고 있다. 단 창업기업들의 성패는 팬데믹, 사회적 거리 두기, 원격근무 등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체제에 적응하느냐에 따라 갈리게 될 것이다.
3. 기술 혁신을 위한 시드머니
팬데믹에서도 창업 기업들을 자금을 지원하는 투자회사인 벤처캐피탈의 자금 투입은 예전 같지 않았지만 계속됐다. 코로나바이러스 위기에서도 벤처캐피탈은 투자 여부를 신중하게 고려했었고 지난 1월 126곳의 실리콘밸리 업체에 투자됐다. 그러나 2월과 3월에는 각각 60곳과 44곳에 그쳤고 앞으로 몇 달 동안 투자와 투자 금액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투자회사들은 어느 때보다 강한 선택과 집중적 투자로 많은 성공 모델을 잉태시킬 전망이다.
그 배경은 창업 기업들의 탄탄한 수익 모델이 증명되고 있기 때문인데 의료및 교육 분야 기업을 비롯해 특히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기업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이번 팬데믹 상황에서 이를 증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4. 지속적인 고용
비영리 단체인 실리콘밸리 리더십 그룹(Silicon Valley Leadership Group)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리해고를 고려하거나 강행한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18%에 불과하다. 약 61%의 기업들은 여전히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원격근무로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해외 인력들을 포함해 전 지역에 퍼져 있는 인력들을 채용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애널리스트 메리 미커는 올해초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술 업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그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돼 기업들의 업무 환경과 방식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결과를 낳았으며 원격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어 원격 채용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5. 잘나가는 대형 IT 기업들
현재까지 실리콘밸리의 주요 기업들은 위기 상황을 잘 헤쳐 나가면서 매출 신장에다 기업 가치까지 증가했다. 이를테면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페이스북, 넷플릭스 같은 기업은 다른 때보다 훨씬 더 잘나가고 있다. 물론 줌도 여기에 해당된다. 대형 IT 기업들을 둘러싼 한 가지 독특한 점은 이들 대부분이 엄청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의 현금 자산은 2,000억 달러가 넘는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1,000억 달러가 훨씬 넘는 현금을 갖고 있다. 다른 대기업들 역시 많은 현금을 쥐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대형 IT 기업들조차도 비용 절감 및 긴축 조치를 취할 것이지만 이들이 휘청 이거나 파산할 확률은 없다.
또한 많은 대형 IT 기업이 코로나 팬데믹 위기 대응을 위해 기여하고 있다. 특히 구글과 애플은 iOS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접촉 추적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한 기능은 바이러스 노출자를 사전 차단할 수 있다.
양사는 또한 개인정보보호에도 강력한 데이터 암호화를 추가했다.
이렇듯 실리콘밸리의 대형 IT 기업들은 위기 상황에서도 기업을 살리고 인류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첨단 기술로 발전하고 있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인류를 미지의 영역으로 끌어들였지만 기술의 변화와 디지털 전환으로의 가속화에 의미를 두고 있으며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그 어느 지역보다 잘 대처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될 것이다.
<
홍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