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타운 불법 쓰레기 투기 몸살

2021-05-10 (월) 12:00:00 석인희 기자
크게 작게

▶ 단속·처벌 느슨해, LA시 전역 오염 심각

▶ 3년새 신고건수 3배 “여행객 보기에 민망”

한인타운 불법 쓰레기 투기 몸살

LA 한인타운 내 윌셔와 세인트앤드루스 인근 도로변에 쓰레기가 잔뜩 버려져 있는 모습. [박상혁 기자]

LA시가 불법 쓰레기 투기 척결을 위해 칼을 빼 들은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쓰레기 불법 투기 문제가 심각해 ‘천사의 도시’인 LA가 ‘쓰레기의 도시’라는 오명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LA 한인타운 지역에서도 쓰레기 불법 투기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 속에 한인타운은 LA시에서 쓰레기 불법 투기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 상위권에 오르는 등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통계 분석 사이트 크로스타운이 분석한 LA시 311 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선밸리, 파노라마시티, 밴나이스, 웨스트레익, 피코 유니언 등의 뒤를 이어 한인타운에서 쓰레기 불법 투기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LA에 거주하는 한인 이모씨는 “LA 한인타운에 들어서면 곳곳에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에 표정이 일그러진다”며 “한국에서 방문한 손님을 모시고 운전을 한 적이 있는데 쓰레기가 가득한 도시의 모습에 부끄러웠다”고 털어놨다. LA 다운타운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에스텔라 로페스는 “나는 내가 살고있는 도시가 부끄럽다”면서 “LA는 더 이상 ‘천사들의 도시’가 아닌 ‘쓰레기의 도시’”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9년 6월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감시와 법체계를 강화해 도시를 깨끗하게 만들고, 공공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는 쓰레기 불법 투기 행위를 저지르는 기업과 개인에 대한 집행을 강화하려 한다”고 공표한 바 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LA에서 쓰레기 불법 투기는 성행하고 있으며, 추가하기로 했던 감시카메라는 단 22대에 그쳤다고 NBC가 보도했다.

게다가 LA시는 지난 2년간 총 1,138건의 불법 쓰레기 투기 관련 티켓을 발행했는데, 티켓은 경고 수준에 그쳤고 실제 벌금이 부과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벌금을 부과 받은 경우에도 액수가 233달러에 불과해 쓰레기 불법 투기꾼들을 저지하는 데는 효과가 없었다.

최근 NBC 방송은 LA 다운타운에 카메라 2대를 설치해 주민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쓰레기를 불법 투기하는 모습을 적발했다.

실제로 론 갤페린 LA시 회계감사관이 최근 발표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불법 쓰레기 투기 신고는 300%나 급증했는데, 쓰레기 불법 투기를 해결해야 하는 위생국의 예산과 직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한편 불법 쓰레기 투기 신고는 311 또는 이메일(311@lacity.org)로 가능하다.

<석인희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