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구 첫 감소… 빛 바랜 ‘골든스테이트’

2021-05-10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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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주 작년 18만2천명↓

▶ 이민·출산율 감소 등 연방의석 1석 줄어들어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인 캘리포니아의 인구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캘리포니아주 재무부는 지난해 주 전역에서 인구가 18만2,000여 명 감소하며 처음으로 인구가 줄었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올해 캘리포니아 인구는 3,950만 명에 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몇 년간 인구가 소폭의 증가만을 보여왔다. 최근 30년간은 대부분 다른 주로부터의 유입 인구보다 유출 인구가 더 많았다. 그럼에도 인구가 줄지 않았던 것은 이민자와 높은 출산율이 이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이와는 별도로 연방 센서스국은 지난달 말 인구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캘리포니아주의 연방하원 의석이 처음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10년 새 다른 주들만큼 인구가 많이 늘지 않은 탓이다.

주 관리들은 인구 감소의 원인으로 출산율 저하, 이민의 감소,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의 증가 등을 지목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사람은 약 5만1,000명이었다. 다만 주 재무부는 내년에는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주거지로 인기 있는 지역이었다. 대륙의 서편에 위치해 살기 좋은 지중해성 기후를 띤 데다 ‘꿈의 공장’으로 불리는 할리웃,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의 중심인 실리콘밸리 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인종·다문화의 사회적 토양, 서부 개척 시대의 유산이라 할 개척자 정신의 문화, 수도 워싱턴 DC와의 지리적 거리감으로 인한 반 기득권·반 정통의 정서 등이 어우러져 이런 성향을 지닌 이들을 흡인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고율의 세금, 기후변화에 따른 대형 산불의 발생, 민주당에 크게 경도된 정치 성향의 획일성 등이 단점으로 부각되며 과거에 발산해온 매력이 퇴색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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