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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9세 이하 어린이 416만명이 이 병 때문에…

2021-04-13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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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가 약한 천식 환자에게 봄은 시련의 시기다. 꽃가루가 날리고 미세먼지ㆍ황사가 폐 기관지를 공격한다. 일교차가 큰 봄 환절기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호흡기의 1차 방어막인 코ㆍ기관지 점막을 건조하게 만든다.

특히 어릴 때 천식에 걸리면 잦은 천식 악화로 폐 기능이 떨어지기 쉽다. 소아 천식은 대부분 알레르기성이다. 나이가 들면 증상이 차츰 완화되기 마련이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소아청소년기 중요한 성장·발달에 영향을 준다. 최선희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의 도움말로 소아 천식을 알아본다.

◇9세 이하 환자가 가장 많아


천식은 공기가 드나드는 통로인 기도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염증으로 기도가 좁아져 폐 기능이 약해지면서 숨쉬기 힘들어진다.

대표적인 천식 증상이 발작적인 기침ㆍ천명(숨을 쉴 때 쌕쌕 거리는 소리)ㆍ호흡곤란 등이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늘 가슴이 답답하다고 느낀다.

천식은 소아 환자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천식으로 병원을 찾은 9세 이하 환자는 37만여 명으로 전체 환자의 28%였다. 특히 9세 이하 인구가 416만여 명임을 고려하면 학급당 1~2명은 천식 환자인 셈이다.

천식은 기온 변화에 특히 민감하다. 특히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면 코ㆍ호흡기 점막이 메말라 천식이 악화하기 쉽다. 어린이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계절별 지료 실적을 살펴봤더니 봄ㆍ가을에 진료받는 경우가 많았다.

다행히 어린이 천식은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중증도가 떨어지고 치료 예후도 긍정적이다. 천식의 치료 목표는 폐와 기관지 염증을 호전시키고 천식과 동반되는 질환ㆍ알레르기 비염ㆍ부비동염 등을 치료하는 것이다. 기관지 염증 및 동반 질환의 치료는 천식 악화를 예방하고 폐 기관지 성장을 도와준다. 대부분 약물 치료를 하며 천식 중증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천식이 심하지 않으면서 특정 알레르겐에 심한 증상을 나타내는 알레르기 비염을 동반하는 경우 알레르겐 면역 치료도 할 수 있다. 보통 사용하는 약제로 증상조절이 안 되는 경우 주사제 등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어린이 천식은 들이마시는 호흡기 치료제로 매우 잘 조절된다.

◇간접 흡연, 천식에 ‘독약’


감기 등 호흡기 자극을 최소화하는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한다. 평소에도 기도가 민감한데 여러 자극이 동시에 몰아치면 기관지가 급격히 수축하면서 발작적으로 기침한다.

매년 인플루엔자(독감) 접종은 물론 폐렴구균 백신도 맞는 것이 좋다. 간접 흡연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간접 흡연을 통해 기관지 자극이 심해지 수 있기 때문이다. 실내는 자주 환기하고, 온ㆍ습도를 맞춰 쾌적하게 관리해야 한다.

운동도 필요하다. 천식이 있다고 무조건 운동과 거리를 둘 것이 아니라, 무리하지 않은 선에서 즐겁게 운동해야 한다. 운동 부족은 성장기의 어린이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게 하고 비만은 천식을 악화시킨다. 지속하는 천식 약제(염증을 낮추어 주는 조절제)가 있다면 정해진 용량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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