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따뜻한 봄날 세계 신예감독 영화들 만나보세요”

2021-04-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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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50회 뉴디렉터스/뉴필름영화제 개최

“따뜻한 봄날 세계 신예감독 영화들 만나보세요”

권민표·서한솔 감독의 영화‘종착역’의 한장면.

▶ 버추얼 시네마·필름앳링컨센터서 28일~5월13일 상영
▶ 한국영화‘갈매기'·‘종착역' 초청 상영
▶ 이창동 감독 박하사탕은 50회 기념 회고전서 상영

신인감독들의 등용문인 세계적인 영화제 ‘뉴디렉터스/뉴필름영화제’가 봄을 맞아 관객들에게 찾아온다.
올해로 50회를 맞아 오는 28일부터 5월13일까지 대면과 비대면 형식으로 열린다.

뉴디렉터스/뉴필름영화제(ND/NF)는 뉴욕현대미술관(MoMA·모마)과 필름앳링컨센터(FLC)가 매년 봄 공동 개최, 미국 관객들에게 재능 있는 신예감독들의 작품성 있는 최신작들을 보여주는 영화제로 스파이크 리, 왕가위, 리차드 링크레이터, 스티븐 스필버그, 헥터 바벤코, 페드로 알모도바 등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유명 감독들이 거쳐 간 영화제이다.


올해로 반세기를 맞은 영화제는 한국을 비롯 전세계 장편 27편과 단편 11편을 상영하고 한국영화로는 외로운 갈매기 같은 성폭력 생존자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김미조 감독의 ‘갈매기’(Gull)와 권민표·서한솔 감독의 ‘종착역’(Short Vacation)이 초청됐다.

“따뜻한 봄날 세계 신예감독 영화들 만나보세요”

김미조 감독의‘갈매기’


영화 ‘갈매기’는 ‘성폭력’을 당한 중년 여성 오복이 변방에서 외로운 싸움을 통해 권리를 찾고 존엄을 지키는 과정을 그려낸다.

늘 자신보다는 딸들의 사회적 위치와 체면을, 자신의 건강보다는 치매에 걸린 엄마를 먼저 챙겨야 했던 이 시대의 중년 여성 오복이 끔찍한 성폭행을 겪고 나서도 타인으로부터 모두를 위해 침묵을 요구 받았던, 그 사실을 누군가에게 털어 놓을 수 없어 전전긍긍하던 외로운 갈매기 같은 존재임을 보여준다.

독립영화 ‘종착역’은 여름방학을 맞은 중학교 1학년 사진반 소녀들이 ‘세상의 끝’을 찍어 오라는 과제를 받고 휴대폰 카메라가 아닌 난생처음 만져 보는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들고 지하철을 타고 1호선 끝까지 가면 만날지도 모를 ‘세상의 끝’을 향해 무작정 길을 나서는 로드무비이다. 낯선 공간에서 아이들이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풀어낸다.

“따뜻한 봄날 세계 신예감독 영화들 만나보세요”

이창동 감독의‘박하사탕’


설경구가 열연한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Peppermint Candy,1999)은 ND/NF 영화제를 거쳐 간 명작들을 보여주는 회고전에서 상영된다.

2001년 ND/NF 영화제에 초청됐던 영화 ‘박사하탕’(설경구, 문소리, 김여진 출연)은 한 남자의 인생과 사랑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투영하고 있다. 또한 2000년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기도 했다.

마흔 살 영호가 시대의 아픔에 희생양이 되어 실패한 인생을 살고 최후를 맞는 이야기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굴곡진 시간을 통과하며 무너져가는, 회한의 기록이다


영화 시작과 함께 주인공이 철길에서 ‘나 다시 돌아갈래’를 외치며 열차에 스스로 몸을 던지는 장면은 충격적이다. 한편 올해 영화제 개막작은 아말리아 울만 감독의 ‘엘 플라네타’(El Planeta), 폐막작은 올해 전주영화제 초청작인 테오 안소니 감독의 ‘모든 곳에, 가득한 빛’(All Light, Everywhere)이다.

초청작들은 28일~5월8일까지 비대면인 버추얼 시네마와 28일부터 5월13일까지 링컨센터 FLC에서 상영된다. 입장료는 버추얼 상영은 12달러, 극장 입장료는 17달러이다. ‘박하사탕’을 비롯 회고전 영화들은 오는 16일부터 28일까지 버추얼 시네마를 통해 무료 상영된다.

▲웹사이트 www.filmlinc.org/www.newdirectors.org
j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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