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본 괴물 고질라 vs 미국 킹콩, 두 전설의 한판 대결’

2021-04-02 (금)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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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새 영화 ‘고질라 대 콩’ (Gozilla vs. Kong) ★★½(5개 만점)

▶ 스크린이 모자랄 정도의 난투극 속 인간들은 소모품으로 전락 아쉬움

‘일본 괴물 고질라 vs 미국 킹콩, 두 전설의 한판 대결’

고질라(왼쪽)와 킹콩이 격투를 벌이고 있다.

입에서 유독성 물질을 내뿜는 거대한 일제 괴물 고질라 대 미제 원숭이 괴물 킹콩이 스크린이 모자란다고 난리법석을 떨면서 치고 박고 때리는 난투극을 벌이는데 보고 있자니 컴퓨터로 만든 장난감들이 싸우는 것 같아 하품이 나온다. 그런데도 미국에 앞서 개봉된 해외에서는 빅 히트를 하고 있으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팬데믹으로 문을 닫았던 극장이 다시 문을 열면서 미국에서도 빅 히트가 예상된다.

이름깨나 알려진 여러 명의 배우들이 나오지만 인간들은 완전히 소모품으로 전락했고 그에 따라 영화가 전연 인간성이란 없는데 페이 레이가 나온 킹 콩 영화의 원전인 흑백 ‘킹 콩’이나 제시카 랭이 나온 ‘킹 콩’이 가졌던 인간적이요 감정적인 느낌이 전무한 어지러운 영화다. 그리고 10여 편의 속편이 나온 일본 판 고질라 영화의 다소 어리석은 장난기와 재미마저도 갖추지 못해 실망이 크다.

플롯이 도무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는데 이와 함께 대사와 배우들의 연기도 보잘 것 없다. 영화에서 과학자로 나오는 이름이 제법 알려진 카일 챈들러 같은 배우는 도대체 내가 이 영화에 왜 나왔는지 나도 모르겠다는 식의 표정을 짓고 있다. 이 영화는 과거 나온 여러 편의 킹 콩 영화의 속편 격이다.


영화는 처음에 그동안 해저에서 잠잠히 있던 고질라가 느닷없이 수면 위로 올라와 플로리다 주의 펜사콜라에 있는 인공지능 관련 제조회사인 Apex를 파괴하면서 시작된다. 이 회사의 회장은 반 환경론자인 월터 시몬스(데미안 비치르)로 그는 고질라와 킹 콩을 지구상에서 쓸어버리기 위해 지금 그들을 제압할 무언가를 제조하고 있다. 그 무언가는 영화 말미에 나오는데 하여튼 이로 인해 홍콩이 쑥대밭이 된다. 시진핑이 보면 민주주의를 좇는 홍콩이 벌을 받으니 좋아할 것 같다. Apex가 파괴되면서 여기서 일하는 과학자의 딸 매디슨(밀리 바비 브라운)과 회사의 직원인 버니(브라이언 타이리 헨리)는 고질라가 Apex를 때려 부순 데는 이유가 있다고 판단, 이를 규명키로 한다.

한편 킹 콩은 펜사콜라에 지은 인공 거주지에서 살고 있는데 잘 있다가 갑자기 거주지가 불편하다는 식으로 행동을 취한다. 킹 콩을 돌보는 사람은 여과학자 일렌 앤드루스(레베카 홀). 일렌의 어린 귀먹은 양녀 지아(케일리 하티)는 킹 콩과 수회로 대화를 나눌 줄 아는데 킹 콩은 지아를 보면 양순해진다.

한편 월터회장은 킹 콩의 원천적 고향은 지구의 한 가운데 속에 있다고 주장하는 과학자 네이산 린드(알렉산더 스카스가드)를 고용해 지상의 킹 콩을 마취시켜 지구 속으로 여행시키고 네이산이 이를 뒤 따른다. 이에 동행하는 것이 일렌 등 일행.

이 전에 고질라와 킹 콩이 한판 겨루는데 왜 둘이 맞서 싸우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둘은 타고난 천적인가. 마지막에 가서 둘이 손잡고 제3의 괴물과 싸우는 난장판을 보면서 온 몸의 감각이 마비되고 만다. 관람 등급 PG-13. WB. 극장 개봉과 함께 HBO Max로 스트리밍.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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