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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전문의의 건강칼럼] 목에 가래낀 느낌이 자꾸 든다면 그 원인은?

2021-03-23 (화) 김영진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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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전문의의 건강칼럼] 목에 가래낀 느낌이 자꾸 든다면 그 원인은?

김영진 전문의

많은 환자들이 목에 가래가 낀 느낌이 있다고 호소한다. 실제로 가래가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사실은 가래가 아닌데 마치 가래가 낀 것같은 증상을 느끼기도 한다. 어떤 분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많이 느낀다고 하고 아니면 식사 후에, 또는 시간대 상관없이 수시로 느낀다고도 한다. 이렇게 가래낀 느낌이 드는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흔한 원인은 바로 위식도 역류증과 인후두 위산 역류증에 있다. 실제로 위산 역류증이 있는 환자들 중 60% 정도는 가슴이 따갑거나 신물이 올라오는 증상을 느끼는데 나머지 40%의 환자들은 단순한 기침 외에 다른 증상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위산이 올라오면서 식도에 자극을 주면 이물감에 마치 가래가 낀듯한 증상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러한 증상은 제대로 치료받지 않는다면 몇주에서 몇달까지 계속해서 진행이 된다. 위산역류증으로 인해 가래 끼는 느낌 외에도 목소리가 변하거나 음식물을 삼키는 것이 불편한 연하곤란, 인후통, 밤에 심해지는 헛기침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두번째 원인으로는 후비루증후군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여러 알러지, 혈관 운동성 비염, 부비동염, 감기 등으로 인해 흐르는 분비물이 상기도에 머물면서 목 뒤로 넘어가는 느낌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가래가 끼는 듯한 느낌도 생길 수 있다.

후비루증후군 환자들 중 간혹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다. 환자 본인은 콧물도 가래도 없다고 하지만 막상 진찰해보면 분비물이 보이고 목에 조약돌 점막상(cobblestone appearance)이 나타난다. 따라서 가래 낀 느낌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그 증상의 원인을 찾을 때 항상 후비루증후군을 함께 체크하고 치료를 하는 편이다.

우리가 평소 느끼지 못하는 것들이 알러지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데 집먼지 진드기, 피부 각질, 또는 애완동물의 비듬 같이 집안에 숨겨진 알러지원이 있을 수 있다.

사실상 위산역류증과 후비루증후군 두가지만 하더라도 가래낀 느낌 원인의 90% 정도에 해당한다. 이 경우 필자의 치료법은 위장약 (omeprazole, pepcid)과 알러지약 (allegra, zyrtec, claritin)을 함께 처방하여 한달 이상 복용하도록 권한다. 대부분의 경우 약을 복용하면서 동시에 위산역류를 유발하는 음식을 피하는 개선된 식습관을 병행할 경우, 증상이 거의 사라진다.

만약 두가지 약을 한달 이상 복용하고도 증상에 차도가 없다면 다른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간혹, 기존에 복용하는 처방약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들에게 이러한 가래낀 느낌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혈압약 중 리시노프릴(lisinopril)이나 포시노프릴(fosinopril)은 ACE 억제제인데 어떤 경우 헛기침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때 실제 가래는 아니지만 가래가 있는 것같은 느낌이 나타날 수 있다.

주치의를 찾아 검진을 하고 고민되는 증상을 상담할 때 기존에 복용하는 약들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능한 원인으로는 식도나 후두에 생기는 염증을 생각할 수 있다. 어떤 이유로 염증에 발생하면 목에 이물감이 생기는데 주로 흡연과 음주를 많이 하시는 경우에 볼 수 있다. 위산 역류가 심하거나 음주를 많이 하시는 경우 식도염이 자주 보이고, 흡연 시 담배연기의 자극을 통해 후두에 염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염증들은 해당 검사를 받아야만 확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주치의에게 진료 후 필요한 검사를 처방받도록 한다. 아무리 작은 증상이라도 계속해서 반복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진료를 꼭 받으시길 권한다. (문의) 213-480-7770

차민영 내과에서 근무

<김영진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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