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냉전 시대에 평범한 사람이 첩보전에 휘말리는 스파이 스릴러

2021-03-19 (금)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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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새 영화 ‘배달꾼’ (The Courier) ★★★½(5개 만점)

▶ 진정한 애국자로 진화하면서 긴장감 속 짙어지는 우정 다뤄

냉전 시대에 평범한 사람이 첩보전에 휘말리는 스파이 스릴러

영국 스파이 그레빌은 소련을 방문할 때마다 자기 신분이 발각 될까봐 초조와 긴장감에 시달린다.

냉전 시대의 첩보전에 휘말려든 평범한 사람의 얘기를 다룬 실팍한 스파이 스릴러로 실화다. 주인공은 영국의 산업 장비 세일즈맨 그레빌 윈(베네딕 컴버배치). 그레빌은 소련의 핵미사일 쿠바 배치를 서방세계에 알려준 소련 군 첩보 부 대령 올렉 펜콥스키(메랍 니니제)가 자기가 정보를 줄 서방 세계의 스파이로 정부 기관과 전연 관계가 없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선택된다.

영화는 그레빌이 처음에는 “뭐 나보고 스파이 노릇하라고”하면서 코웃음을 치다가 서서히 진정한 애국자로 진화하는 과정을 액션과 함께 긴장감 있게 그렸다. 이와 함께 그레빌과 올렉이 접촉을 자주 하면서 서서히 맺어지는 우정을 밀도 짙게 다루고 있다.

영화는 처음에 소련 공산당 서기장 흐루시초프가 소련 공산당 고위 관계자들 앞에서 소련의 적들을 매장시키겠다고 연설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를 듣고 있는 올렉은 흐루시초프를 세상을 전쟁으로 멸망시킬 광인으로 여기고 서방 세계에 쿠바 미사일 정보를 제공하기로 결심한다. 이어 그는 자신의 이런 뜻을 모스크바 주재 미 대사관에 전달한다. 이 정보를 담당한 미 CIA 요원 에밀리 도노반(레이철 브로스나한)은 영국 첩보부 MI6 요원 프랭스(앵거스 라이트)를 만나 올렉과 접촉할 사람으로 소련 첩보부 KGB로부터 의심을 받지 않을 만한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래서 선택된 사람이 직업상 대인관계에 능한 그레빌. 에밀리와 프랭스는 처음에 무역위 직원들로 신분을 위장하고 그레빌을 만나 소련과 거래 해보라고 제안한다. 이를 수락한 그레빌은 거래 탐사 차 소련을 방문, 올렉을 만나 발레 공연에 초청 받는 등 후 한 대접을 받는다.

이어 올렉이 무역위를 이끌고 런던을 방문, 그레빌로부터 후한 대접을 받는데 이를 계기로 에밀리와 프랭스는 그레빌에게 본격적인 스파이 노릇을 해달라고 제안한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스파일 스릴러로 전개되는데 에미리와 프랭스는 그레빌에게 그의 안전을 철저히 지켜주겠다고 다짐하나 그레빌은 소련을 찾을 때마다 KGB에게 자기 신분이 들어 날까봐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그레빌의 이런 긴장은 그의 가정에도 영향을 미쳐 아내 쉴라(제시 버클리)와 아들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그레빌이 과거 혼외정사를 한 경험이 있어 쉴라는 남편의 여자관계를 의심하게 된다. 한편 그레빌과 올렉은 접촉을 자주 하게 되면서 우정도 깊어지고 그레빌은 올렉의 안전에 극도로 신경을 쓰게 되는데 영국 정부는 올렉의 망명을 도와주겠다고 그레빌에게 다짐하나 이를 시행하지 못한다. 마침내 그레빌과 올렉의 활동으로 인해 쿠바 미사일 위기가 해결된다. 컴버배치가 차분하게 좋은 연기로 불안과 공포와 초조감에 시달리는 그레빌의 심리 상태를 보여준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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