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3대 실명 질환 ‘녹내장’ 운동 부족한 20~30대도 위험

2021-03-16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크게 작게

▶ 40대 이후 매년 0.1%씩 발병률 올라가

눈의 안압이 올라가서 시신경이 눌리거나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시신경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바로 3대 실명 질환의 하나인 녹내장이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발견하기 어렵고 실명에 이를 무렵에야 시야가 흐릿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녹내장을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강규동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의 도움말로 녹내장의 궁금증을 알아본다. 마침 3월 12일은 세계녹내장협회가 지정한 ‘세계 녹내장의 날’이다.

- 30대인데 녹내장이 의심된다고 한다.

“녹내장은 흔히 고령에서 많이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20, 30대 젊은 연령에서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라식ㆍ라섹 같은 굴절 교정 수술이 많이 시행되면서 젊은 나이에 안과를 찾았다가 우연히 발견될 때가 많다. 젊은 녹내장 환자의 대다수는 근시 혹은 고도 근시인 경우가 많고, 녹내장 외에 다른 망막 질환이 발견될 때도 종종 있다.


젊은 환자의 녹내장 발생 원인 중 하나는 안구의 구조적인 문제다. 근시나 고도 근시가 있으면 시신경 모양이 근시가 없는 사람과 다르게 생겨 녹내장 손상에 취약한 구조를 가질 때가 많다.

다른 원인으로는 최근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젊은 환자에게 증가하고 있는 성인병이다. 서양인과 다르게 동양인에서는 안압이 정상 범위(10~21㎜Hg)로 측정되는 ‘정상 안압 녹내장’인 경우가 전체 녹내장 환자의 80% 이상이다.

이러한 정상 안압 녹내장의 위험 요소는 안압 이외에 고혈압ㆍ당뇨병 같은 성인병이 위험 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검사 결과에서 녹내장 의심 소견이 있으면 젊더라도 추후 녹내장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수술하면 완치될까.

“녹내장은 치료하더라도 이미 손상된 시신경 기능을 돌이킬 수 없고 손상의 진행을 늦추는 정도의 치료만 가능하다. 그래서 다른 어떤 질환보다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40대 이후엔 발병률이 매년 0.1%씩 올라가는 만큼 40대 이후 건강검진 시에는 반드시 안압 측정과 시신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급성 녹내장의 경우 최대한 빨리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먼저 안압을 내리는 안약을 사용하고 경구용으로 안압강하제를 복용한다. 고삼투압제를 정맥 주사로 투여하는 등 신속히 처치해 안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안압이 내려가게 되면 홍채에 레이저를 이용해 작은 구멍을 뚫어 방수의 순환과 배출을 돕게 된다. 안압이 정상화된 후 시야 검사로 시야 결손 유무를 확인하게 된다. 또 백내장 수술이 방수가 나가는 구멍을 넓혀주는 만큼 백내장 수술이 도움된다.

-녹내장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나.


“주기적인 운동을 통한 원활한 혈액순환은 녹내장 예방과 진행 속도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1주일에 10시간 이상 운동하면 3시간 이하로 운동하는 사람보다 녹내장의 진행과 발생이 현격히 줄어든다. 다만 녹내장 위험군이라면 근육을 단련하는 무산소 운동은 안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유산소 운동, 즉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 같은 운동이 더 추천된다.

담배는 전신 혈관수축제로 눈을 포함한 신체의 모든 혈관을 수축시킨다. 최근 카페인이 안압을 높인다는 연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 고위험군은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에서 고개를 숙이거나 침대에 엎드려 스마트폰ㆍ컴퓨터ㆍ독서 등을 하는 것은 피하고 바른 자세를 생활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