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술로 후두신경 압박 풀어주면 70~80%서 증상 곧바로 호전
뒷머리와 목 뒤쪽, 등 부위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수 초~수 분 동안 나타나는 후두신경통. 주위 근육이나 근막, 그 외의 구조물들이 후두신경을 눌러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한쪽에 발생하지만 양쪽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통증이 머리 전체로 퍼져나가는 듯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다른 두통에 비해 사례가 많지 않고 일반적 치료법으로 호전되지 않아 난치 환자로 분류된다. 편두통 등으로 잘못 알고 약을 사먹거나 잘못된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수년간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국소 보톡스·통증 주사에 일시적 반응이 있지만 곧바로 통증이 재발한다면 ‘신경감압술’을 시행할 수 있다. 후두부 머리카락 안쪽의 피부를 작게 절개해 후두신경을 압박하는 구조를 박리하고 재유착을 방지하는 수술이다.
주민경 신경과 교수는 “세브란스병원은 국내 대학병원 중 유일하게 신경과와 성형외과가 협진, 자기공명영상(MRI)·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다른 기전에 의한 두통 가능성을 최대한 감별해내고 신경감압술 대상을 정밀하게 판단,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백우열 성형외과 교수는 “신경감압술로 후두신경이 눌리지 않게 해주면 70~80%의 환자에서 곧바로 두통 증상이 호전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약물치료가 듣지 않는 전두부·측두부 편두통을 포함한 일부 난치성 두통에도 일부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두통 중에는 1년 중 특정 기간(군발기)에만 통증이 발생하는 군발(群發·cluster) 두통도 있다. 두통 중 통증의 강도가 가장 극심해 환자들이 ‘눈을 칼로 도려내는 듯한 고통’ ‘차라리 머리를 벽에 찧는 것이 나을 듯한 고통’이라고 호소할 정도다.
주 교수는 “군발두통은 뇌의 시상하부 과민이 원인으로 남성 환자가 여성의 20배나 된다”며 “연평균 진료 환자가 1만명 정도로 적고 문진으로만 진단할 수 있어 국내에선 진단까지 평균 5.5년이 걸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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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