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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설 때 ‘핑~’ 기립성 저혈압

2021-03-02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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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세 이상에서 30% 겪어, 혈관성 치매 위험도 높아져

일어설 때 ‘핑~’하고 어지러운 이른바 기립성 저혈압 환자가 늘고 있다. 70세 이상에서는 30% 정도가 이같은 증세를 겪는 것으로 나타난다.

기립성 저혈압은 누워 있을 때는 혈압이 정상인데 앉거나 일어난 상태에서 혈압이 크게 떨어져 뇌 혈류 공급이 일시 감소한다. 이 때문에 두통과 어지럼증, 피로, 우울감, 시야 장애 등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실신까지 이어질 수 있다.

기립성 저혈압은 우리 몸 자율신경에 존재하는 압력 수용체가 제대로 일을 못해 발생한다. 특히 탈수가 생겼을 때 많이 발생한다. 더운 곳에 오래 서 있거나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동반해 자율신경장애가 오면서 생길 때도 많다.


기립성 저혈압은 자율신경 기능이 저하되는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주로 발병한다. 과로로 인한 탈수, 고혈압 약과 전립선비대증 약, 항우울제 등을 복용할 때 발병하기 쉽다. 파킨슨병과 다 계통 위축증으로도 유발할 수 있고 스트레스와 심한 다이어트로 혈액순환이 안돼 나타나기도 한다.

흔히 기립성 저혈압과 빈혈을 혼동하는 사람이 많은데 엄연히 이 두 질병은 다르다. 강석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신경과 전문의는 “기립성 저혈압은 누웠을 때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일어섰을 때는 혈압 차이로 뇌 혈류가 일시 감소하면서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빈혈은 일어섰을 때 더 심한 피로감과 어지럼증을 호소하지만 누웠거나 앉아 있을 때에도 이 같은 증상이 지속되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권창희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기립성 저혈압을 빈혈로 오해하는 분이 많다:며 “두 질환 모두 어지럼증이나 전신 피로감, 실신 등이 생길 수 있어 어지럼증이 있으면 빈혈 여부를 확인하려 헤모글로빈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기립성 저혈압을 막으려면 갑자기 일어서지 말고 천천히 움직이고, 장시간 오래 서 있지 말아야 한다. 일어 섰을 때, 어지럽거나 시야 장애가 생기면 다시 누워 머리를 아래쪽으로 낮추고 불편한 증상이 회복된 뒤에 천천히 일어나야 한다. 머리를 15~20도 정도 올린 상태로 잠을 자는 것도 좋다. 수시로 까치발 들기, 일어서서 다리 꼬기, 의자 위에 한 발 올려놓기 운동을 해서 하체 힘을 길러주는 자세도 도움이 된다.

기립성 저혈압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기립경 검사를 시행하면 된다. 누운 상태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켜 누웠을 때 혈압과 앉거나 섰을 때 혈압을 비교하는 검사다. 검사 5분 이내 수축기(최고) 혈압이 20㎜Hg, 이완기(최저) 혈압이10㎜Hg 이상 떨어지면 기립성 저혈압으로 진단한다.

증상이 있어도 전부 치료 하는 것은 아니고 원인 검사로 유발 원인을 찾게 된다. 부작용이 생기는 약물을 찾아 조정하거나 수액 공급과 저혈압 방지 약물을 투여하기도 한다. 심하면 고혈압 약을 먹어 혈압을 올려줄 수 있으나 문제는 누웠을 때 고혈압이 생길 수 있어서 심하지 않으면 약 사용은 필수적이지 않다.

그러나 뇌 질환, 당뇨성 말초 신경장애로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생긴다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기립성 저혈압은 치매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강석재 전문의는 “기립성 저혈압이 있으면 뇌 혈류 감소로 뇌 위축이 쉽게 진행될 수 있기에 뇌졸중 발병 가능성은 물론 혈관성 치매 위험도 높아지므로 기립성 저혈압은 가능한 한 교정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도 도움될 수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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